마뚜라나 <있음에서 함으로>

과학과 철학의 분리 이전

T1000.0 2020. 4. 2. 10:54

1.

 
선생님은, 사람들이 선생님을 철학자로 평가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과학자로 평가하는 것이 좋은지 계속 염려하고 있다는 것을 방금 암시했습니다. 선생님의 생각들을 분류하는 것과 관련되는 이 불안은 다음과 같은 짧은 일하에서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선생님 연구소의 게시판에는 수년 동안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습니다. '신경생물학 연구소', 그 다음에는 '실험 인식론'이 적혀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혼성적 표혀인 '신경철학'이 등장했습니다. 이렇게 질문해 보겠습니다. 선생님은 자신을 어떻게 서술하겠습니까?

아마도 과학과 철학의 분리 이전의 시기로 되돌아간 - 오늘날의 지식으로 무장한 - 인간주의 철학자라고 가장 잘 특징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갈릴레오가 과학으로부터 철학을 분리시켰을 때,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이지만) 그는 상이한 것들을 포함하고 보존한 이론들을 분리시켰습니다. 철학 이론들의 목적은 원리들을 보존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원리들을 보존하는데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는) 체험들은 부적절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것들을 버려지고 무시된 채 남아있습니다.

반면 과학 이론들의 목적은 체험과의 정합성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원리들은 용해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하나의 과학 이론이 생겨납니다.

당연히 갈릴레이는 이러한 구분을 이 말들로 서술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원리 지향적인'성찰에 온 노력을 쏟아 부었던 철학자들은 갈릴레이의 구분을 현실적으로 완성함으로써 체험 세계와의 모든 연결[접촉]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나는 내 작업 속에서 철학적 성찰(다시 말해 우리가 하는 것의 토대들에 대한 분석)과 과학 및 과학 이론 구조를 재결합시키고 있습니다.(함으로 302)   

 

2.

 

이건 정말이지 칭찬처럼 들리지 않는군요.

 

물론입니다. 그 결과로서 나는, 거기에 모인 이 모든 유명하고 의심할 바 없이 학식 있고 교양있는 사람들이 실제로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마침내, 철학 이론과 과학 이론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형성되었습니다. 그 이론들을 설계하고 정식화하는 사람들은 서로 다른 것들을 보존하기를 원한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반복해서 말할 수밖에 없겠군요. 만일 목표가 체험될 수 있는 것과의 정합성을 유지하는 것이라면, 사람들은 과학 이론을 만들어냅니다. 만일 사람들이 원리들을 보존하기를 원한다면 그들은 철학 이론을 만들어냅니다. 원리들에 부합하지 않는 체험들은 버려지고, 폐기되고 평가절하됩니다. 이러한 점에서 철학 이론은 이데올로기와 강한 유사성을 공유합니다. 러한 철학자들의 견지에서 무조건적으로 보존되어야 하는 것은 비타협적으로 남아 있어야 하는 '관찰자와 독립적인' 실재라고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그들이 오직 한 방향의 질문들만을 던지는 것에 독선적으로 묶여 있는 이유입니다. (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