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가치중립적 활동이 아니다.
선생님의 논문 <인지생물학>의 말미에서 선생님은 과학자는 자신의 작업이 가져올 결론들 - 요컨대 그러한 작업의 윤리적인 또는 비윤리적인 결론들 - 을 의식하고 있어야 한다고, 또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과학이 선생님에게는 가치중립적인 활동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할 텐데요.
당연히 많은 과학자들이 자신들이 중립적이고 객관적이며, 연구하는 대상과 자신들은 아무 상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런 견해에 공감하지 않습니다. 과학은 객관적 지식의 영역이 아니라 주체의존적인 지식의 영역이며, '그 아는 사람'의 자질들을 규정하는 방법론에 의해 규정되고 한정됩니다. 순수 과학은 우리에게 말을 하지 못합니다. 자신들의 의견에 대해 책임을 지는 과학자들이 우리에게 말을 하는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객관적으로 주어진 세계, 초월적인 실재를 서술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오직 자신들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서술하고, 자신들이 관찰하고 싶고, 보여주고 싶고, 특정한 방식으로 실험을 통해 입증하고 싶은 것을 서술합니다.
이러한 통찰로부터 어떤 것이 이끌어져 나오나요? 더 잘 표현하자면, 어떤 것이 이끌어져 나와야 하나요?
말해지는 것이 모두 자신들에 의해 말해진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과학자들은 자신들의 연구가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 역시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은 자신들의 작업과 그들이 살고 있는 세계의 윤리(학) 사이의 연결관계들을 분명히 해 두어야 합니다. 그들은 사실상 두 개의 정체성들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한편으로는 발생적 메커니즘들을 제시함으로써 체험들을 설명하는 것을 과제로 삼는 과학자의 정체성,
[앎]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들의 행위들이 낳는 결과들을 성찰하는 인간들의 정체성 말입니다. (함으로 318)
[앎의 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