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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의 유혹 (욕망과 쾌락)

T1000.0 2022. 8. 6. 09:33

1.
나는 쾌락에 어떤 긍정적 가치도 부여할 수 없다. 왜냐하면 쾌락은 욕망의 내재적 과정을 중단시키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쾌락은 지층들과 조직의 편에 서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욕망이 내부적으로는 법칙에 복종적이고 외부로부터 단절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쾌락에 의해 야기되는 동일한 움직임 안에서이다. 이 두가지 경우 모두에서 욕망에 고유한 내재성의 장은 부정된다. (들뢰즈, <욕망과 쾌락>)

2.
그 뒤에 예수께서 성령의 인도로 광야에 나가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사십 주야를 단식하시고 나서 몹시 시장하셨을 때에 유혹 하는 자가 와서 "당신이 하나님의 아들이거든 이 돌더러 빵이 되라고 해보시오."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는 "성서에 '사람이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리라.' 하지 않았느냐?" 하고 대답하셨다. 그러자 악마는 예수를 거룩한 도시로 데리고 가서 성전 꼭대기에 세우고 "당신이 하나님의 아들이거든 뛰어내려 보시오. 성서에, '하나님이 천사들을 시켜 너를 시중들게 하시리니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들어 너의 발이 돌에 부딪히지 않게 하시리라.' 하지 않았소?"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는 "'주님이신 너의 하나님을 떠보지 말라.'는 말씀도 성서에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악마는 다시 아주 높은 산으로 예수를 데리고 가서 세상의 모든 나라와 그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며 "당신이 내 앞에 절하면 이 모든 것을 당신에게 주겠소."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사탄아, 물러가라! 성서에 '주님이신 너희 하나님을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하시지 않았느냐?" 하고 대답하셨다. 마침내 악마는 물러가고 천사들이 와서 예수께 시중들었다.
(마태오의 복음서 4장 1절-11절, 공동번역성서)

3.
내가 보기에 악마는 예수에게 쾌락을 제시한다.
악마는 예수의 욕망의 내재적 과정을 중단시키려한다.
비장의 카드로 악마는 "다시 아주 높은 산으로 예수를 데리고 가서 세상의 모든 나라와 그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며 "당신이 내 앞에 절하면 이 모든 것을 당신에게 주겠소." 하고 유혹한다.
고행(욕망)을 중단하고 쾌락을.
악마의 치명적인 유혹에도, 예수는 '성서에 의지해' 욕망의 내재적 과정을 중단하지 않는다.

4.
악마의 유혹은 예수의 무엇을 시험하는 걸까?
예수의 도덕성, 인격, 인내, 믿음?
내 생각에, 예수가 추구하는 욕망의 내재적 과정을 중단시키려는 시도로써 악마의 유혹이.
악마는 예수의 욕망을, 쾌락에 의해 야기되는 동선과 겹치도록 유혹한다. 만일 악마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욕망이 아니라 쾌락에 의해 야기되는 동선이다. 쾌락은 욕망의 내재적 과정을 중단시키기 때문이다.

5.
포크너 만약 그가 일류 작가라면 그에게 방해가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또한 일류 작가가 아닌 사람에게는 어느 것 하나 크게 도움이 되는 것도 없습니다. 이런 문제는 일류 작가가 아닌 사람에게는 해당이 안 됩니다. 왜냐하면 그는 실내 풀장을 마련하기 위해 이미 자신의 영혼을 팔아 버렸을 테니까요. (윌리엄 포크너 p 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