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
1.
엊그제 작고한 김동길교수의 유튜브영상을, 누가 보는 것을 옆에 있다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죽을 때 아무 것도 가져갈 게 없다는 걸 빨리 깨달아야합니다."
아, 아무 얻을 것이 없다.
이것은 너무나 당연해서 빨리 깨닫기가 어렵다.
2.
내 생각에, 죽을 때는 모두가 깨닫는다. 열반.
3.
아무 얻을 것이 없다는 건 냉소인가? 자유인가?
세잌스피어가 쓰고 맥베스는 말하는 유명한 대사.
"인생이란 한 낱 걸어가는 그림자, 가련한 배우,
제 시간에 무대 위에서 활개치고 안달하지만
얼마 안 가서 영영 잊혀져버리지 않는가.
백치가 떠드는 이야기같다고 할까 고래고래 소리를 치지만 아무 의미도 없는.
Life's but a walking shadow, a poor player,
That struts and frets his hour upon the stage.
And then is heard no more. It is a tale.
Told by an idiot, full of sound and fury,
Signifying nothing.
4.
자유
以無所得故 菩提薩埵 依般若波羅蜜多故
이무소득고 보리살타 의반야바라밀다고
心無罣礙 無罣礙故 無有恐怖
遠離顚倒夢想 究竟涅槃
심무가애 무가애고 무유공포
원리전도몽상 구경열반
얻을 것이 1도 없음을 정확히 앎으로, 인식의 근본적인 전환에 의지하는 보살은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는 고로 두려움이 없고, 전도몽상을 알아차려 지속가능한 행복(절대 긍정)에 이른다.
5.
맥베스의 대단히 사악한 냉소를, 두 눈을 뜨고 깨닫기가 어렵다.
두 눈을 뜨고 꾸는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