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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통해서 지나간다
T1000.0
2022. 3. 20. 08:58
1.
봄에 시작한 글이 겨울이 끝날 무렵 마무리 되었다. 1년을 뒤돌아보니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나는 정말 다른 사람들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계절이 봄이면 나도 봄이었다. 모든 게 새롭게 싹트고 있을 때 나에게서도 무엇인가 싹이 트고 있었다. 계절이 여름이면 나도 여름이었다. 자연의 성장 속도가 빠른 만큼 내 삶의 속도도 빨라졌고 급했다. 가을엔 풍성함으로 나를 채우고 있었고, 겨울엔 계절도 나도 함께 마무리 짓고, 고요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계절은 그렇게 나를 통해서도 지나가고 있었고 다른 나를 만들고 있었다. 주변의 모든 것들은 또한 그렇게 나를 통해서 지나갈 것이며, 지나가는 그 순간마다 나는 다른 강도로, 차이 나는 존재로 새롭게 태어날 것이다.
(들뢰즈와 산책하다 261)
2.
말해지는 것은 어떠한 상황 하에서도, 그것을 말하고 있는 사람과 분리될 수 없습니다. '관찰자와 독립적인' 실재와 관련해서, 그것이 존재한다는, 게다가 명백하게 주어진 것으로 간주된다는 주장을 타당한 것으로 만들어 줄 가능성은 없습니다. 그 누구도 외부의 실재 또는 진리에 접근할 특권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할 수 없습니다. (있음에서 함으로 40)
T.
계절은 나를 통하여 지나간다. 그 누구도, 통하지 않고서도 계절에 접근할 특권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할 수 없다. 이것은 나에게 계절과 나는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일체다. 계절과 내가 하나인 채로 다른 강도를 만든다. 일체 유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