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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 대해 말하기
T1000.0
2022. 3. 18. 21:26
나는 나라는 의식을 가지고 산다.
이 분명한 체험이 말하는 바는, 나라는 작용은 있는데, 나라는 실체는 없다.
오랜 만에 우연히 만난 친구에게, "나야! 나 몰라? 나 OOO이야." 오랜 만에 만난 친구는 얼굴과 외형으론 나를 모른다. 나라는 변하지 않는 실체가 없으니 알 도리가 없다.
대신에 내 이름을 듣고 이전에 함께한 일련의 사건들, 상호작용하며 서로에게 새겨진 자국, 기억이 나를 호출한다. "아, 너구나, 몰라 보겠네. 그동안 뭐하고 지냈어?"
나는 누구인가? 저 흐르는 한강처럼 나는 그 이름이 한강일 뿐, 흐르게 하는 어떤 주체도 없이 흐른다.
그저 인연을 따라 작용한다.
따라서 나에겐 인연을 따라 잘 작용하는 게 관건이다. 더는 있지도 않는 실체 놀음과 부당한 동일시에 집착하여 헛고생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