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눈 뜨고 꾸는 꿈: 항상 깨어있기
의식은 환상들로 형성된다고 말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의식은 자신을 구성하는 삼중의 환상, 즉 목적인의 환상, 자유의 환상, 신학적 환상과 분리 불가능하다. 의식은 두 눈 뜨고 꾸는 꿈일 뿐이다. 1
이처럼 여러분이 눈을 뜨고 있어도 어떤 생각에 사로잡혀 있으면 꿈꾸는 것과 똑같은 현상이 일어납니다. 지나간 과거의 생각을 하는 순간 이미 꿈속에 빠지는 것과 같습니다. 여러분이 영화를 보는 것도, 소설을 읽는 것도 꿈속에 빠지는 현상과 똑같아요. 꿈은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이것은 의식이 있지만 거기에 빠졌기 때문에 지금 깨어 있지 않은 겁니다. 그 장면에, 그 생각에 지금 빠져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즉, 불안한 심리란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히면서 일어나는 불안, 초조, 근심, 걱정이고, 괴로움이란 과거의 어떤 기억 속에 사로잡혔을 때 일어나는 생각입니다. 2
일체의 함이 있는 법은 꿈과 같고, 환상과 같고, 물거품과 같으며 그림자 같으며 이슬과 같고 또한 번개와도 같으니 응당 이와같이 관할지니라. <금강경>
지금 행복한가? 행복하단 생각이 든다면 행복한 꿈을 꾸고 있음을 알아차려야한다. 지금 힘이 드는가? 지금 불행한 꿈을 꾸고 있음을 알아차려야한다. 이제 곧 꿈에서 깰 것이니 좋다고 너무 좋아할 이유도, 나쁘다고 너무 나뻐할 이유도 없다. 가령 카드빚을 못갚아 괴로울 때는 어떤가? 이또한 괴로운 꿈을 꾸고 있음을 알아차려야한다. 꿈이 꿈인 줄 알면 괴로움에 집중하지 않고 꿈에서 벗어날 궁리를 할 것이다. 이 꿈을 끝낼 궁리. 꿈에 사로잡히면 극단적인 방법을 취할 수도 있다. 즉 영영 꿈에서 깨어나지 않는 것이다. 반대로 꿈에서 깨는 방법은 그 꿈을 중단할 방도를 찾는 것이다. 배가 고플때 밥을 먹으면 배고픈 생각이 들지 않듯이 빚을 갚으면 깨어나게 된다. 나쁜 꿈을 꾼 것이다. 그건 당연한 소리라고? 아니다. 꿈을 꿈인줄 아는 것과 꿈이 꿈인줄 모르는 것의 차이다. 이 차이가 바로 '항상 깨어있기'다. 항상 깨어있으면 악몽을 꿀때 꿈인 줄 알기 때문에 능동적으로 그 꿈을 중단할 수 있다. 그러나 깨어있지 못하면 수동적으로 그 꿈을 중단해야한다. 누가 깨워줘야한다(힐링!). 반면 행복한 꿈을 꾼다면 악몽처럼 꿈을 중단할 이유는 없지만 이또한 꿈인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스스로, 능동적으로 깨어날 때를 안다. '박수칠때 떠나라.'
이렇게 잠잘때나 깨어있을 때나 항상 깨어있으면 능동적이 된다. 꿈인 줄 아는 것이 항상 깨어 있는 것인데, 항상 깨어 있으면 즉 꿈인 줄 알면 내 삶의 주인이 된다. 꿈에 사로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나쁜 꿈은 물론이고 좋은 꿈에도 사로잡히지 않는데 이유는 간단하다. 꿈이니까.
<금강경>의 가르침은 정말 놀랍다. 그 말을 실감하게 될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일체 유위법은 꿈과 같다고 이와 같이 관觀하라'고 하였는데, 이것은 은유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