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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좀,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립니다
T1000.0
2025. 2. 22. 22:56
1.
"사람들이 내 작품을 어떻게 평가하는가는 나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그들의 문제입니다. 나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그림을 그리지 않습니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립니다."
(화가의 잔인한 손 p66)
2.
생명은 그대로 두면 리좀적 생명력을 발휘해서 잘 살아가지만, 목적을 위해 인위적으로 방해 받으면 생명력을 잃게 되는 것이다. 풀들은 볼품이 없고 먹을 수도 없고 어디 쓰임새가 없다. 하지만 그 스스로의 생명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센 놈들이다. 누구에게 예쁘게 보인다거나 먹을 거리가 되어 주는 것 혹은 어딘가에 쓰인다는 것은 모두 타인을 위한 것이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이제는 다른 질문을 던져야 한다. 누구를 위한 존재가 되기 위해, 잘 쓰이기 위해, 가꾸고 다듬고 억지로 만드느라 생명력을 소진할 것인가? 생명 그 자체로 존재하며 자신의 생명력을 더 확장할 것인가? 무언가를 위한 존재는 생명력이 소실될 수 밖에 없다. 존재는 존재 그 자체일 때 최대의 생명력을 가지는 것이다.
(김연실, 들뢰즈와 산책하다 70~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