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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와 그냥 한다

T1000.0 2022. 7. 16. 23:08


1.
무아, 실체는 없는데, 작용은 있는.

2.
나라고 하나 나가 아니므로 그 이름이 나다.

3.
우리가 제정신을 잃고 헤매기를 바라지 않는다면, 우리가 자유로운 것으로 믿고 있는 정신의 결의는 표상 자체 또는 기억과 구별되지 않으며, 그것은 관념이 관념인 한에 있어서 필연적으로 포함하는 긍정(제2부 정리 29 참조)일 뿐이라는 것을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인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고로 정신의 이상한 결의는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사물의 관념과 동일한 필연성에 의하여 정신 안에 생긴다. 따라서 정신의 자유로운 결의에 의하여 이야기하거나 침묵하거나 이것저것 행한다고 믿는 사람은 눈을 뜨고 꿈을 꾸는 것이다. (스피노자 <에티카> 3부 정리2)

4.
내가 옳다는 생각, 내가 좋고 싫고의 기호가 내가 쌓아온 습관, 업식에 따라 그렇게 작용하는 것이지, 나라는 실체가 자유로운 결의에 의하여 행한다고 믿는 사람은 눈을 뜨고 꿈을 꾸는 것이다.
(가령 김치찌게 자체에 맛이 있어, 내가 맛있다고 느낀다고 생각하나 한국인으로서의 내가 어릴 적 쌓아온 습관, 업식에 따라 맛있다고 나의 감각들이 작용하는 것이다. 나의 자유로운 결의에 의하여 행한다고 믿는 사람은 눈을 뜨고 꿈을 꾸는 것이다.)

5.
우리는 눈을 뜨고 꿈을 꾸면서 산다.
우리는 실체는 없는데, 작용은 있는 무아로 산다.


6.
무아로 사는 나를, 자각했을 때, 실체는 없고 작용은 있는 나를 알아차릴 때, 나는 무엇을 하나?
원리 전도몽상
遠離 顚倒夢想

어떻게?


7.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 여로역여전 응작여시관
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

내가 보고 듣고 이것저것 행하는 모든 작용을 꿈처럼, 환상처럼, 거품처럼, 그림자처럼, 이슬처럼, 번개처럼 본다.

8.
불수자성 수연성
不守自性 隨緣性
실체는 없는데 작용은 있는 무아를 자각하니
자성을 따름이 없이
인연을 따라 이룬다.
나로부터의 자유, 무아로서의 자유.

9
.
무아로서의 자유, 나로부터의 자유는,

내가 내 삶의 주인으로 사는 자유다.
나라고 착각하는 습관, 업식의 노예가 아니라.

10.
나로부터의 자유
내 삶의 주인으로 사는 자유
내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길은
어떻게 해야 하나?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에게 물었다. "운동하기 싫을 때는 무슨 생각을 하며 하세요?" 그녀는 이렇게 답한다. "무슨 생각을 해요... 그냥 하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