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구게2
무유정법 [진리는 거짓말쟁이의 발명품이다]
T1000.0
2021. 1. 17. 09:02
금강경의 설법이 시작된 뒤 지금까지 부처님이 줄곧 말씀하셨던 것은 '정해진 법이 있다고 할 것이 없다'는 무유정법의 가르침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다시 한 번 주의해서 볼 것은, 어째서 '법이 없다'하지 않고, '법이 있다고 할 것이 없다'라고 했느냐는 점입니다. 무유정법은 '있다'는 병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는 가르침이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없다'는 상에 빠지는 것도 경계하는 가르침이기 때문입니다. (금강경 강의 436)
2.
저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게는 정의가 문제가 되는 게 아닙니다. 우리가 상응이론적 관점에서 정의를 하건 정합론적 관점에 됐건 뭐가 됐건 진짜 제게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자세히 보게 되면 진리라는 개념은 그 말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서 늘 다른 색깔을 띠게 되는 철학사적 카멜레온이라 볼 수 있습니다. 데카르트에게 있어서 그 단어는 얼룩무늬를, 칸트에게는 선을, 쇼펜하우에에게는 점박이 무늬를 띄고 있습니다. 제가 볼 때 어떤 상당히 어려운 정의를 갖고 출발하는 것은 대화의 진전을 위해서 좋은 출발이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제 목표는 오히려 진리개념을 사라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진리개념의 사용은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그 개념은 거짓말을 만들어 내고 사람들을 옳은 사람과 옳지 않은 사람으로 갈라놓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진리란 거짓말쟁이의 발명품이라고 말했던 것입니다. (발명품 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