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無住와 노마디즘
1.
선지식이여 나의 이 법문은 위로부터 내려오면서 먼저 무념無念으로 종을 삼고 무상無相으로 체를 삼으며 무주無住로 근본을 삼는다. 무상이란 현상계에 있으면서 현상계를 떠나는 것이요, 무념이란 생각하면서 생각이 없음이요, 무주란 사람의 본성이 세간의 선과 악과 깨끗함과 더러움과 미워하는 이나 가까운 이나, 말을 주고 받고 공격하고 속이고 다툴 때에도 공한 것으로 여겨서 원수 갚을 생각, 해칠 생각을 내지 아니하여 생각생각에 지나간 일을 생각지 않는 것이다. 만약 앞 생각과 뒷 생각이 잇달아서 끊어지지 않으면 그것은 얽매임이다. 모든 법에 생각생각 머물지 않으면 곧 얽매임이 없는 것이다. 이것이 무주로 근본을 삼는 것이다.
(혜능, 육조단경 99)
2.
우리의 삶은 늘 상대적입니다. 이런 상대적인 현상을 마치 절대적인 것처럼 착각함으로 해서 삶의 고통이 생겨나는 겁니다. 우리는 누구나 태어날 때 혼자 태어났고, 혼자서 살다가 결혼해서 자식 낳고 가족을 이룬 후 다시 혼자가 됩니다. 어릴 때 혼자가 되는 것은 하나도 어려워하지 않다가 커서 혼자가 되는 것은 매우 어려워합니다. 혼자 살다가 결혼하면 같이 사는 게 힘들고, 같이 살다가 헤어지거나 혼자 살게 되면 혼자 사는 게 힘듭니다. 이런 힘듦은 혼자 살기 때문에 혹은 같이 살기 때문에 생기는 게 아니라, 그전에 자신이 살았던 삶의 방식과 자기 생각을 고집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생겨난 겁니다. 과거를 고집하지 않으면 어떤 상황에 처해도 늘 살 만한 세상이고, 괴로움 없이 살아갈 수가 있습니다.
(법륜, 스님의 하루)
T.
과거에 고집하지 않으면 어떤 상황에 처해도 생산하고 창조하고 긍정하려 할 것이다. 괴로움은 아무 쓸 때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