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rgram

본래면목으로 살아가기, 기관 없는 신체로

T1000.0 2022. 3. 22. 00:41


#1.

육조혜능은, 선도 생각하지 않고 악도 생각하지 않을 때, 너의 본래면목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내 생각에,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닌 중도. 근데 중도는 어중간이 아니다. 선도 악도 거론되지 않는 길이다.

#2.

어떻게 기관 없는 신체를 이룰까?

"이와 같이 한량이 없고 수가 없고 가없는 중생을 제도하되 실로 제도를 받은 자가 하나도 없다. 왜냐하면 수보리여! 만일 보살이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이 있다면 그는 보살이 아니기 때문이다."

#3.

내가 보는 실재가 공하다.
내가 보는 실재를 환상처럼 본다.
[이것은 은유가 아니다.]

#4.

내가 내가 보는 것을 보니, 공한 것이고
내가 내가 보는 것을 보니, 환상처럼 본다.
[이 모든 게 경이롭다!]

#5.

나의 본래면목은?
들뢰즈처럼 말하면, 나는 기관 없는 신체.
본래면목으로 살아가기란,
원더우먼처럼 하지만, 순간순간 인연을 따라
그 문턱에서 기관 없는 신체로 되돌리는 태도. 윤리. 중도.

#6.

내가 모든 기관에서 기관 없는 신체를 볼 뿐 아니라
나 자신 역시 기관에서 (기관인 채로) 기관 없는 신체로 사는 것. 만일 기관 없는 신체가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이 있다면 그는 기관 없는 신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에게 남겨진 유일한 일은 그저, 완전히 그리고 전적으로 나 자신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말하고 있는 것과 내가 하고 있는 것 사이의 어떠한 불일치도 용납하지 않는 것입니다.
"

(있음에서 함으로 83)

T.
본래면목이니, 기관 없는 신체니 말들이 생소하고 어렵다. 하지만 어려운 용어를 쉬운 용어로 새로 지어내어 더 어렵게 하기 보다 종국에는 더 이상 거론 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