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구게2
부와 명예와 가족과 친구가 행복의 원인이 아니다. 불행의 원인도 아니다.
T1000.0
2021. 1. 17. 08:49
흔히들 '나도 속세의 인연을 다 버리고 산속에 들어가 살고 싶다. 여기서는 도저히 인생의 괴로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겠다'라고 말하곤 합니다. 산속에 가야 도를 얻을 수 있고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은 깨닫지 못하고 행복하지 않은 이유가 가족과 재물과 사회에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생각은 얼핏 보면 부와 명예와 인간관계에 매달리지 않고 초연한 태도처럼 보이지만 외부 조건에 행복의 근거가 있다고 믿는다는 점에서 깨달음과 거리가 먼 생각입니다. 처음에는 외부 요인을 행복의 조건으로 삼아서 살아가다가 그것이 뜻대로 안 되니 그런 것을 다 놓아버리는 게 행복을 찾는 길이라고 여기는 것입니다. 밧줄에 매달려서 꼭 움켜쥐고 있는 게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나, 매달려 있기 힘드니 아예 밧줄을 놓아버리는 게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나, 행복의 핵심이 밧줄에 있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입니다.
부와 명예와 가족과 친구는 고통의 원인도 아니고 행복의 원인도 아닙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늘 그 속을 헤매며 한 극단과 다른 극단을 왔다 갔다 합니다. 행복의 원인이라고 했다가 그게 잘 안 되면 고통의 원인이라고 했다가, 그렇게 평생을 헤매며 삽니다. 이것이라는 상이든 이것이 아니라는 상이든, 그렇게 그 속을 오락가락해서는 인생의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금강경 강의 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