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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한 것을 시도하는 장엄한 실패

T1000.0 2022. 10. 12. 22:22

1.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모든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이 그 마음을 항복받아야 한다. 존재하는 모든 중생의 종류, 즉 알로 나는 것, 태로 나는 것, 습기로 나는 것, 화하여 나는 것, 빛이 있는 것, 빛이 없는 것, 생각이 있는 것, 생각이 없는 것,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닌 것을 내가 다 완전한 열반에 들게 제도하리라. 이와 같이 한량이 없고 수가 없고 가없는 중생을 제도하되 실로 제도를 받은 자가 하나도 없다. 왜냐하면 수보리여! 만일 보살이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이 있다면 그는 보살이 아니기 때문이다." <금강경>

2
당신은 앞으로 어떤 것들을 기획하고 계신가요?

늘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를 바랍니다. 거기에 도달하는게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그림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난 평생 동안 일하기를 바랍니다. 바로 그것이 내 감정을 고조시킵니다. 미국인들이 'drop dead'라고 말하면, 그것은 '죽어 버려'라는 뜻으로 일종의 모욕입니다. 더 좋은 무엇을 꿈꾸겠어요?
[그는 보르도산 포도주잔을 들어 올려서, 무대 뒤를 향해 말하듯이 '안녕, 잘 가요"하고 큰 소리로 외친다.]
<프란시스 베이컨>

3.
우리 현대 작가들은 모두 완성이라는 우리의 꿈을 실현시키지 못했습니다. 나는 불가능한 것을 시도하는 장엄한 실패를 기준으로 하여 우리들을 평가합니다. 나는 내 모든 작품을 다시 쓴다면, 현재의 상태보다도 더 좋은 작품을 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작가의 가장 건전한 상태라고 봅니다. 작가가 계속해서 글을 쓰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는 글을 쓸 때마다 이번에는 해내리라고, 꼭 만들어내리라고 믿습니다. 물론 그는 이것을 이루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이 상태를 건전하다고 봅니다. 이 일을 해내고 나면, 즉 자신의 이미지나 꿈에 일치하는 작품을 쓰고 나면, 그에게는 이제 남아 있는 것이란 없읍니다. 칼로 자신의 목을 자르거나 완성이라는 정점 반대편에 서서 자살 속으로 뛰어들 수밖에 없지요.
< 윌리엄 포크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