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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수자성 수연성

T1000.0 2023. 3. 21. 01:59

만지고 싶다.
뜨거우니 만지면 손을 덴다.
만지고 싶다.
손을 데어도 상관 없다면 만져도 괜찮다.
허나 손의 손상은 피할 수 없다.
이것이 전부다.
기쁨의 윤리학.


T.
#불수자성수연성

1.
아담은 에덴동산에서 뜨거우니 만지면 손을 댄다는 계시를 듣는다. 결국 아담은 손의 손상을 피할 수 없었다. 손에 손상을 입은 아담은 신의 계시가 너무나 당연해서 깨닫기가 어려웠다.#기쁨의윤리학 #바로지금여기가에덴그자리

2.
"<너는 저 열매를 먹지 말라......> 불안에 사로잡힌 무지한 아담은 이 말을 금지의 표현으로 듣는다. 그러나 정작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담이 먹을 경우에 그 아담을 중독시키게 될 과일이다. 그것은 두 신체의 만남, 각각을 특징짓는 관계들이 서로 결합되지 않는 만남이다. 과일은 독처럼 작용할 것이다. 다시 말해 과일은 아담의 신체의 부분들을 (그리고 이에 평행하게 과일의 관념은 아담의 영혼의 부분들을) 그의 고유한 본질에 더 이상 상응하지 않는 새로운 관계로 들어가도록 결정할 것이다. 신은 그에게 단지 과일의 섭취가 낳을 자연적 귀결을 드러냈을 뿐인데, 아담은 원인들을 모르기 때문에 신이 자신에게 어떤 것을 도덕적으로 금지한다고 믿는다. 스피노자는 이것을 집요하게 상기시킨다. 우리가 악, 질병, 죽음의 범주 아래 집어넣고 있는 모든 현상들은 다음과 같은 형태이다: 나쁜 만남, 소화 불량, 중독, 관계의 해체."(들뢰즈, 스피노자의 철학 p38)

3.
기쁨의 윤리학은 손에 손상을 입지 않을 뿐 아니라 손상을 입어도 문제 없다. 손상을 입더라도 해야할 인연이면 기쁘게 할 것이다. 괴로움을 건너 오직 기쁨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