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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와 봄

T1000.0 2022. 1. 24. 06:50

"벚꽃이 왜 봄에 피는지 알아?

"좋아, 말해줄게. 실은 벚꽃은 꽃이 떨어지고 그 석 달쯤 뒤에 다음 꽃의 싹이 생겨나. 하지만 그 싹은 일단 잠드는 거야. 날씨가 다시 따뜻해지기를 기다렸다가 한꺼번에 피어나려고, 즉 벚꽃은 자신이 피어나야 할 때를 지그시 기다린다는 거야. 어때, 멋있지?"
그녀의 말을 듣고 나는 꽃의 습성에서 의지를 감지하는 것은 지나치게 억지스러운 것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실은 꽃가루를 날라줄 벌레나 새를 기다리는 것뿐인데, 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나는 굳이 그 얘기는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약간 다른 시점에서의 의견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렇군. 네 이름으로 딱 어울린다."
"아, 예뻐서? 부끄럽네."
"그게 아니라 봄을 골라 피는 꽃의 이름이, 만남이나 사건을 우연이 아니라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너의 이름으로 딱 맞는다는 얘기야."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