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rgram
앎은 얻을 수가 없다
T1000.0
2022. 11. 14. 20:37
나의 법(法)은 아주 비싸다.
또다시 제자는 돌아가서 강도 높은 수행을 계속했다. 그리하여 그는 마침내 우주 전체가 텅 빈 것[空]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래서 스승에게로 돌아온 그는 말했다.
"이제 나는 스승님의 법이 얼마나 비싼지 알았습니다."
향봉이 물었다.
"그래, 그것이 얼마인가?"
제자는 소리쳤다.
"할!"
향봉은 말했다.
"아니다. 그것보다 더 비싸다."
이번에 물러나온 제자는 큰 혼란과 깊은 절망에 빠졌다. 그는 최상의 깨달음을 얻기 전까지는 다시는 스승을 만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마침내 그날이 왔다. 그래서 그는 돌아왔다.
"스승님, 이제 진실로 이해했습니다. 하늘은 파랗고 풀은 초록입니다."
"아니다, 아니다, 그것이 아니다."
향봉이 말했다.
"나의 법은 그것보다 훨씬 더 비싸다."
이제 제자는 화가 치밀었다.
"좋습니다. 나는 이미 이해했습니다. 그러니 스승님의 법이 더 이상 필요없습니다. 스승님이나 그것을 똥구멍 밑에 잘 간직하십시오!"
향봉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것이 제자를 더욱 화나게 만들었다. 그는 인사도 없이 몸을 돌려 방을 뛰쳐나갔다. 그가 문을 밀치고 나가는 순간 향봉이 그를 불렀다.
"잠깐!"
제자가 고개를 돌렀다. 향봉은 말했다.
"내 법을 잃어버리지 말게."
이 말을 듣고 제자는 깨달음을 얻었다.
(숭산스님, 부처님 이마에 담뱃재를 털며 77~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