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선택이든 가능한 자유란?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란 없습니다.
'상황은 이미 일어났다'는 대단히 의미심장한 명제입니다. 지금의 배우자와 결혼한 상황이 지금의 내 현실입니다. '다른 사람과 결혼했으면 좋았을 걸'하고 생각한들 모두 번뇌에 불과합니다. '나는 저 사람과 맞지 않아'하고 고집하는 마음은 불행을 자초합니다. 세상에 나와 맞지 않는 사람, 나와 맞지 않는 일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나는 누구와도 맞추어 살 수 있습니다.
물론 내 의지대로 상황을 바꿔 살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상황을 바꿔 살고자 하면 그만큼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작은 나무막대기가 필요한데 큰 막대기를 가지고 있으면 그것을 칼로 잘라내 작은 나무막대기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주어진 여건을 바꾸려면 노력과 수고를 당연히 여기고 기쁘게 감수해야 합니다. 이것을 확연히 안다면 내 삶을 내가 서낵할 수 있습니다. (금강경 강의 389)
T.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은 없다'는 걸 깨달은 사람의 선택은 맞추는 선택과 맞추지 않는 선택 양쪽 모두 가능하다. 자유롭다. 그러나 양쪽 모두가 자유롭다해도 무조건 맞추는 선택을 하진 않는다. 맞추지 않으면 안되는 조건이라면 맞추면 된다. 또 맞추지 않아도 되는 조건이라면 맞추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조건과 상관없이 선택한다면, 즉 맞추지 않으면 안되는 조건인데 맞추지 않은 선택을 하거나 맞추지 않아도 되는데 맞추는 선택을 한다면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자유란 없다. 자유는 상황에 맞춰 상황에 맞는 선택을 하는 정합성을 의미할 뿐이다. 불수자성 수연성. 자성을 따르지 않고 인연을 따라 이루는 것이 온전한 자유다. 자신을 고집하지 않고 인연을 따르니 어떤 조건에도 걸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