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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과 환상에 관한 메모

T1000.0 2022. 6. 9. 06:52

스피노자는 <에티카>에서 '욕망을 의식을 수반하는 욕구'라고 정의한다. 내 생각에 의식을 수반한다는 것은 환상에 의존한다고 새겨볼 수 있겠다. 말하자면 욕망은 환상에 의존하는 욕구다.

스피노자에 따르면 의식이란 3중의 환상이다.(들뢰즈, <스피노자의 철학> p 35) 눈을 뜨고 꾸는 꿈이다. 환상에 의존하는 욕망을 환상처럼 본다면 욕망 속에서 욕망을 떠나지 않으면서 욕망으로부터 자유롭다. 욕망에 집착하지도 사로잡히지도 않는다. 다만 인연을 따라 이룬다.

1956년 봄호 <파리 리뷰> '포크너' 인터뷰 중에서

따라서 예술가가 필요로 하는 유일한 환경이 있다면 그것은 그다지 큰 돈을 들이지 않고 평화, 고독, 그리고 쾌락을 얻을 수 있는 곳입니다. 좋지 못한 환경이라고 해야 기껏 그의 혈압을 올라가게 할 뿐입니다. 그는 좌절하거나 격분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되겠지요. 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내 직업에 필요한 연장이란 종이와 담배와 음식, 그리고 약간의 위스키입니다.

버번 위스키 말씀입니까?

아닙니다. 나는 그렇게 까다롭지는 않습니다. 스카치를 마시든지 아니면 아무것도 마시지 말라고 한다면, 나는 스카치를 택하겠습니다.

T.

1.
의식은 환상들로 형성된다고 말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의식은 자신을 구성하는 삼중의 환상, 즉 목적인의 환상, 자유의 환상, 신학적 환상과 분리 불가능하다. 의식은 두 눈 뜨고 꾸는 꿈일 뿐이다. <스피노자의 철학>

2.
환상은 환상인 줄 알면 더 이상 문제가 아니다. 환상으로 인한 즐거움에 집착하지도 사로잡히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그렇게 까다롭지 않습니다.

3.
내 생각에 금욕과 쾌락의 양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욕망의 중도는 욕망을 환상처럼 보는 것이다. 욕망이 환상을 수반하는 욕구임을 성찰한다면 욕망하면서도 욕망으로 괴롭지 않을 것이다. 욕망은 괴로움의 원인이 아니다. 원인은 욕망에 관한 무지다. 욕망의 중도는 환상이라해도 틀리고(금욕) 환상이 아니라해도 틀리다(쾌락).

4.
욕망하는 대상에 욕망하는 실체가 없다. 환상처럼 보기

5.
내 생각에 인연을 따라 이룬다는 건 한편으로 욕심부리지 않는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