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은 환상의 장소[스피노자식 이중보기]
T.
1) 원인들의 질서, 오직 변이 만이 있을 뿐이다.
한순간도 동일하지 않는 무상한 변이는, 끊임없이 자연 전체를 변용시키는 관계들의 결합과 해체의 질서이다.
2) 그러나 의식적 존재들인 우리는 이러한 구성과 해체의 결과들만을 받아들인다.
결과들만을 받아들이는 우리, 우리의 생각은 우리가 산출한다는 게 요점이다. 의식은 객관적인 독립된 외부의 [나와 별개인] 무엇이 원인이 되어 나의 신체에 재현된다는 환상을 당연시 한다. 너무나 당연해서 우리는 이점을 알아차리기가 어렵다.
우리는 우리가 보는 것이 우리 신체의 변용을 관념으로 산출하는 결과이지 독립된 외부의 실체로부터 기인한 결과가 아님을 알아차려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보는 저것이 독립된 외부로 여겨지는 체험을 부인할 수 없다. 하므로 이 독립적인 외부의 체험을 환상처럼 [환상이 아닌 점을 유의할 것] 본다. 눈 앞에 펼쳐진 전도몽상을 알아차린다.
요컨대 여실히 본다는 것은 상을 보면서 상 아닌 것을 보는 이중보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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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물론 의식이 환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의식의 본성은, 결과들을 받아들이되 그 원인들을 알지 못한다는 데 있다. 원인들의 질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연장 속의 각 신체, 사유 속의 각 관념과 각 정신은, 이 신체의 부분들, 이 관념의 부분들을 포섭하는 독특한 관계들에 의해 구성된다. 연장 속의 각 신체, 사유 속의 각 관념과 각 정신은 이 신체의 부분들, 이 관념의 부분들을 포섭하는 독특한 관계들에 의해 구성된다. 한 신체가 다른 신체를 <만날> 때, 한 관념이 다른 관념을 만날 때, 이 두 관계는 결합되어 보다 큰 능력을 갖는 하나의 전체를 이루든가, 아니면 하나가 다른 하나를 해체하여 그 부분들의 결합을 파괴하게 되든가 하는 일이 일어난다. 살아 있는 부분들의 전체는 복잡한 법칙들에 따라 결합하거나 해체된다. 따라서 원인들의 질서는 끊임없이 자연 전체를 변용시키는 관계들의 결합과 해체의 질서이다. 그러나 의식적 존재들인 우리는 이러한 구성과 해체의 결과들만을 받아들인다. 우리의 신체가 한 신체를 만나서 그것과 결합될 때, 즉 우리는 기쁨을 느끼고, 반대로 한 신체 혹은 한 관념이 우리의 고유한 결합성을 위협할 때 우리는 슬픔을 느낀다. 우리의 신체에 <일어나는 것>만을, 우리의 영혼에 <일어나는 것>만을, 즉 우리 신체에 미친 한 신체의 결과, 우리 영혼에 미친 한 관념의 결과만을 받아들이는 그러한 상황에 우리는 놓여 있다.(스피노자의 철학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