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구게

인욕바라밀

T1000.0 2021. 1. 11. 22:52

화 내지 않는[화를 참는 게 아니라] 수행을 함에 있어.
화는 시비하는 마음에서 나온다. 마음 근본에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는 마음이 결정되어 있는 것인데[달리 말하면 내가 옳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맹목적이 되는 것인데] 이 시비하는 마음이 사라지면 화를 참을 일조차 없다.

'시비하는 마음이 사라진다'는 것은 옳은 것도 없고 틀린 것도 없다는 아리송한 마음가짐이 아니고 내가 옳다는 생각에 집착하지 않는 마음이다. 상대도 옳다. 서로가 다르다. 옳고 그른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를 뿐이므로 시비하는 마음이 의미가 없다. 개는 맞고 고양이는 틀린게 아니라 서로 다르다. 설령 서로 다른 너와 내가 "모순되는 진술을 할지라도 동시에 옳을 수 있는 다원적인 실재"를 인정하므로서 타자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내가 옳다는 생각에 집착하지 않는다. 시비심을 내려놓으므로 화 내지 않으며 시비심이 사라짐으로써 화낼 일 조차없게 된다. 다시 되집어보면 화낼 일이 본래 없다. 서로 다르다. 이 앎을 앎으로써 시비심은 사라진다. 인욕바라밀을 나는 이렇게 이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