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구게

정보는 밖에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T1000.0 2020. 10. 4. 15:22

정보는 어디에 있으며 어디에서 생겨납니까?

정보는 신호를 가지고서 뭔가를 시작하는 사람에게서 생겨납니다. 제 생각에 정보란 지각하는 의식 밖에 존재하는 사용대상이 아닙니다책, 신문, 녹음테이프, 비디오테이프, 교통표지판 등은 그러니까 정보를 갖고 있지 않고 다만 잠재적인 정보의 운반자일 뿐입니다. 이것은 아주 중요한 구분입니다. 중국어를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역경>은 단지 흰 종이 위에 있는 기묘한 닭발들을 모아 놓은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세상은 어떤 정보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세상은 그냥 있는 그대로 입니다. 이는 특정한 교통표지판을 보거나 붉은 신호등을 보더라도 우리가 운전면허증을 딴 사람이라야 우리에게 그 신호들이 브레이크를 밟고, 중립기어를 놓고 차를 세우게 만드는 정보가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떤 신호를 정보로 바꾸는 것은 다름 아니라 사람 속에서 진행되는 연산작용입니다. (발명품 155)

커뮤니케이션은 그렇게 보면 하나의 개인적인 의미구성이라고 기술될 수 있겠네요. 

당연합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의미구성은 결코 개인적일 필요는 없습니다. 빨간불에서는 대부분의 차들이 서 있잖습니까? 그렇게 하는 이유는 우리가 우리로 하여금  안정적인 고유행동을 발전시키고, 신호를 특정한 방식으로 해석하고 신호를 특정행동방식으로 이끄는 어떤 것으로 설명할 수 있도록 해주는 (빨간불이 오면 브레이크를 밟도록 해 주는) 하나의 문화 속에 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정보를 받는다'가 아니라 '형식 속으로 넣어진다'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겁니다. 어떤 사람으로 하여금 특정방식으로 반응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그 사람 자신의 내적 형식입니다. (발명품 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