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rgram

진리는 거짓말쟁이의 발명품이다.

T1000.0 2022. 3. 19. 21:04

1.
어쨌거나 자연 법칙들이 우리에 의해서 쓰여 질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자연법칙들은 발명된 것입니다. 저는 이런 사실을 간단히 보여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잖아요.

아니요, 우리는 그런 사실을 모릅니다. 알고 있다는 것은 당신의 주장일 뿐입니다.

어떤 자연법칙에는 항상 저자가 있습니다. 아이작 뉴턴의 법칙에 따르면 수성이라는 행성은 특정 시점에 어떤 위치에 존재해야 합니다. 웃기는 점은 수성이 그런 법칙을 고분고분 따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수성은 예상되는 시점에 미리 계산된 자리에 있지 않습니다. 이럴 경우 우리는 어떻게 하지요? 사과를 훔치기를 금하는 법을 만들어 놓았는데 누군가가 사과를 훔쳤다면 당연히 사과도둑이 벌을 받습니다. 법을 만든 사람은 벌을 받지 않습니다. 이 경우는 분명합니다. 그러나 법칙에 반하는 모습을 보이는 수성의 경우는 약간 어렵습니다. 법률적으로 말하자면 뉴턴을 벌해야 할까요, 아니면 수성을 처벌해야 할까요? 어느 쪽이 감옥에 가야할까요? 수성의 움직임에 맞지 않는 자연법칙을 발명한 사람일까요 아니면 미리 계산된 방식으로 움직이지 않는 행성일까요? (진리는 거짓말쟁이의 발명품이다 75)

2.

라일락은 계절을 모른다

가을이라고 부르는 것도 인간이 만든 자연의 개념 중 하나이다. 그런데 가을에 라일락이 피는 것은 가을이라는 개념에도, 라일락이라는 개념에도 맞지 않는다. 맞지 않으면 그것이 잘못된 것이고, 오류라고 본다. 법칙에 맞아 떨어지는 것, 그 범주 안에 들어가는 것만 정상이고 나머지는 비정상이고 생각해볼 가치도 없는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누고 바라보는 건 인간의 기준일 뿐이다.
(들뢰즈와 산책하다 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