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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사람들

T1000.0 2022. 1. 13. 09:39

"응, 난 관심없어. 근데 그냥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산다든가 죽는다든가 하는 것에 별로 관심이 없을 거라는 얘기야."
"아, 그렇군."
올바른 의견인지도 모른다. 그냥 평범하게 살아가면서 산다든가 죽는다든가 하는 것을 강하게 의식하는 사람은 드물다. 사실일 것이다. 매일매일 자신의 사생관을 응시하며 살아가는 것은 분명 철학자나 종교인이거나 예술인뿐이다. 그리고 중병이 걸린 여학생이거나 그런 여학생의 비밀을 알아버린 놈이거나

"죽음을 마주하면서 좋았던 점이라면 매일매일 살아있다고 실감하면서 살게 된 거야."

혀를 쏙 내미는 그녀, 농담처럼 말할 생각이었겠지만 나는 진심이라고 받아들였다. 말은 때때로 발신하는 쪽이 아니라 수신하는 쪽의 감수성에 그 의미의 모든 것이 내맡겨진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