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구게(2)의 이해[응무소주 이생기심]
우리는 여섯 가지 감각기관으로 사물을 접하면서 좋다 나쁘다, 빠르다 더디다, 시끄럽다 조용하다 하며 자꾸 자기 카르마를 중심으로 시비분별을 일으킵니다. 이것이 바로 번뇌입니다. 그러니까 번뇌가 일어날 때는, 그렇게 분별을 일으키는 것이 지금까지 경험해 온 내 카르마가 작용하는 것이란 걸 알아서 고집하지 말고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것을 내려놓으면 번뇌는 사라지게 되어 있습니다. (날마다 웃는 집 180)
2. 應無所住 而生其心
[제2 사구게: 제10분 장엄정토분(莊嚴淨土分)]
불응주색생심 불응주성향미촉법생심 응무소주 이생기심
不應住色生心 不應住聲香味觸法生心 應無所住 以生其心
마땅히 색에 머물어 그 마음을 내지 말 것이며, 또한 마땅히 성,향,미,촉,법에 머물어 그 마음을 내지 말 것이다. 반드시 머무는 곳이 없이 그 마음을 낼지니라.
T.
1.
응무소주이생기심, 마땅히 머문바 없이 그 마음을 내어라. 크다고 하나 크다가 아니므로 그 이름이 크다이다. 작다고 하나 작다가 아니므로 그 이름이 작다이다. 키가 작다고, 못생겼다고 등등등 괴로워말자. 마땅히 머뭄바 없이 그 마음을 내어라. 참지도 말고 자신을 속이지도 말고.
2.
우리는 시비분별이 곧 사실인냥 생각한다. 한 막대기가 길다고 우리가 분별할 때, 길다는 차이에서 나온다. 막대기 자체에는 차이가 없다. 그보다 작은 막대기와 비교해 클 뿐이다. 막대기 자체를 두고 크다고 분별하는 것은 오류다. 막대기는 막대기일 뿐이다. 이처럼 무언가를 눈으로 보고/귀로 듣고 시비분별할 때 그자체로 존재한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전도몽상이다. 내가 못생겼다고? 이는 사실과 다르다. 못생긴 존재는 없다. 우리는 다 다르게 생겼다. 못생겨서 괴로운 게 아니라 앎을 잘못 알고 있어서 괴롭다. 우리가 다 다르게 생겼다는 것을 바로 알았을 때, 무한한동등한타당한 하나하나의 얼굴들을 보게되는데 하나하나가 꽃이다. 표현그대로, 있는그대로 화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