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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17. 신은 어떠한 수동과도 관련이 없으며, 어떠한 기쁨 또는 슬픔의 감정으로도 자극받아 변화되지 않는다[감정도 품지 않는다].

 

증명: 모든 관념은, 신에 관계되어 있는 한에 있어서, 참이다(제2부 정리 32에 의해). 즉 (제2부 정의 4에 의해) 그것들은 타당하다. 그러므로 (감정의 일반적 정의에 의해) 신은 어떠한 수동과도 관련이 없다. 다음으로, 신이 보다 큰 완전성으로 또는 보다 작은 완전성으로 이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제1부 정리 20의 계 2에 의해). 따라서 (감정의 정의 2,3에 의해) 신은 어떠한 기쁨 또는 슬픔의 감정으로도 자극받아 변화되지 않는다[감정도 품지 않는다]. Q.E.D

계: 엄밀히 말해서, 신은 아무도 사랑하지 않고,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신은 (정리 17에 의해) 어떠한 기쁨 또는 슬픔의 감정으로도 자극받아 변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감정의 정의 6과 7에 의해) 신은 아무도 사랑하지 않고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다.

 

T1000.0 : 스피노자의 신은 마음 心자처럼 여러 의미로 해석될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神은 도道와 상통한다. 이유인즉 정리 17[뿐 아니라 다른 정의도 마찬가지]은 도를 말하고 있는 <심신명>과 <도덕경>과 회통한다. 

먼저 <심신명>의 첫구절, <至道無難 唯嫌揀澤 但莫憎愛 洞然明白>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다. 오직 간택함을 꺼릴 뿐. 미워하고 사랑하지만 않으면 통연히 명백하리라."

 

신은 아무도 사랑하지 않고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다고 함은 즉 간택함을 꺼린다는 것과 회통하며 또 <도덕경> 5장을 보면

 

"하늘과 땅은 인(仁)하지 않으니 만물(萬物)을 짚으로 만든 개처럼 버려둔다. 성인도 인하지 않으니 백성을 짚으로 만든 개처럼 버려 둔다. 하늘과 땅 사이는 마치 풀무 같다고 할까. 텅비었으면서도 다하는 일이 없고, 움직이기만 하면 더욱 (바람이) 나온다. 말을 많이 하면 자주 궁지에 몰린다. 마음의 텅 빔을 지키는 것이 좋을 것이다.[각주:1] <天地不仁, 以萬物爲芻狗, 聖人不仁 以百姓爲芻狗 天地之間 其猶橐籥乎 虛而不屈 動而愈出 多言數窮 不如守中>

 

스피노자의 신은 신 즉 자연으로 통하는데 <도덕경>의 천지불인이란 구절은 자연은 인하지 않는다. 不仁 즉 사랑하지도 미워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스피노자의 <윤리학>은 우리가 신처럼 사는 길을 안내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1. 김학주 옮김, <노자> p139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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