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흉이 내 눈에 보이는 이유 피아노나 기타와 같은 악기를 연주하다 보면 가끔 재미있는 현상을 목격할 때가 있다. 피아노의 어떤 건반을 누르고 나서 그 피아노 소리와 비슷한 음정을 사람 목소리로 내고 있으면 건반에서 손을 떼어도 피아노의 현이 계속해서 울리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비슷한 예로 기타를 마주 보면서 둘이 연주하다가 한 기타의 연주를 멈춘 상태에서 맞은 편 기타의 기타줄 5개 중 하나를 세게 치면 맞으편 기타의 똑같은 줄이 진동하면서 울리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과학자들은 공명共鳴이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같이 울리는 현상'이라는 뜻이다. 공명 현상은 이 세상 모든 물체가 일정한 진동수로 진동한다는 법칙에 근거를 둔다. 피아노 건반 소리의 진동수와 사람 목소리의 진동수가 비..
물론 몸은 영원한 것이 아니며, 여러 가지 물질적인 것이 화합되어 이루어진 한때의 유기체이지만, 몸을 단지 그렇게만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몸이 하나의 법당일 수도 있습니다. 마음이 곧 부처라면 이 몸은 부처가 거처하는 법당일 수 있습니다. 법당이라고 생각하십시오. 그렇게하면 이 몸을 함부로 다루지 않게 될 것입니다. 저마다 자기 부처가 있기 때문에, 자기 몸이 부처를 안고 있는 법당이기 때문에, 그 법당을 늘 청정하게 지키고 가꾸어야 합니다. 결코 소홀이 해서는 안됩니다. (p71) '깨달은 사람이 더 닦을 것이 무엇인가?'하겠지만, 바로 알았기 때문에 참으로 닦을 수가 있는 것이비낟. 이것을 기억하십시오. 깨닫기 전에 닦는 것은 진실한 것이 아닙니다. 수행, 닦는 행위는 일시적인 일이 아닙니다. 지속적..
그러다가 그 초막에 당도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머리를 산발하고 풀옷을 걸친 사람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이렇게 묻습니다. "스님께서 이 산에 들어와 사신 지 몇 해나 되었습니까?" 법상스님이 답합니다. "둘레의 산 빛이 푸르렀다가 누레지는 것을 보았을 뿐이네." 수행자는 과거와 미래에 살지 않고, 오로지 현재를 최대한으로 살고자 하기에 지나간 세월에는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그러자 젊은 스님은 나갈 길을 묻습니다. "산을 내려가려면 어디로 가야 합니까?" "흐름을 따라가라." 법상 스님의 대답입니다. 시냇물을 따라가면 마침내는 사람이 사는 마을을 찾을 수가 있습니다. 깊은 산중에서 조난을 당했을 때,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능선을 올라가서 능선 길을 찾는 방법이 있고, 능선 길이 너무 높으면..
1. 감정으로부터의 자유 예컨대 화를 관찰해 보면, 화라는 감정은 인연因緣의 작용이다. 남이 욕을 한다면 욕이 인[원인]이고 화가 일어나는 내 마음은 연[조건]이다. 그런데 욕을 듣고도 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원인이 조건을 만나지 못한 경우다. 화를 내는 원인이 있지만 꽃 피울 조건이 주어지지 않으면 화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화는 결과적으로 원인보다는 조건에 달려있다. 또 똑같은 욕을 들었을 때 화가 날때도 있고 화가 나지 않을 때도 있음으로, 조건은 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화를 내는 문제가 원인[인]보다는 조건[연]에 있음을 '앎'으로써 화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화를 내는 문제가 조건보다는 원인에 있는 줄로 아는 사람은 늘 화를 내게 되어있다. 왜냐하면 화를 내는 문제가 인에 달려있으므로..
달라이 라마는 그것을 이렇게 설명했다. "사건을 다른 시각에서 보는 능력은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수행을 하는 사람들은 어떤 경험과 비극적인 일도 마음의 평화에 이르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모든 일과 사건이 한 가지 면이 아닌, 여러 가지 면을 갖고 있음을 깨달아야합니다. 모든 것은 상대적인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내 경우를 예로 든다면, 난 나라를 잃었습니다. 이런 시각으로 본다면 매우 비극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것만이 아닙니다. 지금 티벳에선 엄청난 파괴 행위가 저질러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매우 부정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내가 똑같은 상황을 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난 망명객으로서 또 하나의 시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망명객에게는 형식과 의식, 의례적인 행동이 필요..
1. 에는 파인만 씨가 대학시절 '우리가 잠들 때 의식의 흐름이 어떻게 끝나는가?'을 관찰했던 이야기가 나온다. 꿈을 꾸면서 꿈을 관찰하는 이 이야기는 꿈 속에서도 깨어있는, 즉 꿈을 꾸면서도 꿈을 꾸고 있음을 알아차린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웠다. 그리고 파인만 씨가 관찰을 통해 얻은 결론은 나에게 '현재에 깨어있는'것에 대한 깨우침을 주었다. 나는 이 관찰의 결과로 작은 이론을 만들었다. 내가 꿈을 관찰한 이유 중 하나는 사람이 어떻게 사물에 관한 이미지를 보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눈을 감고 있다면 시신경에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는다. 그런데 꿈속에 이미지가 보이는 이유는 무작위적으로 생기는 신경 자극 때문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무작위적인 자극이 깨어 있을 때 무언가를 보는 것과 똑같은 정교..
1. 필자가 이해하는 바로는, 인욕바라밀忍辱波羅密은 참고 인내하는 것을 덕으로 삼는 것이 아니고 참을 바가 없는 줄 깨닫는 지혜를 말한다. 본래 내가 없음을 깨달아, '나'라고 할 것이 없으므로 참을 바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참을 바가 없는 줄 아는 것으로 인욕바라밀이 성취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반야심경의 구절 처럼, 무명은 없고 또한 무명이 다하는 것도 없기에 그러하다. 스피노자의 의 '제4부 인간의 예속 또는 감정의 힘에 대하여' 정리 1을 보면 "그릇된 관념이 지니고 있는 어떠한 적극적인 것도 참된 것이 참인 한에 있어서 참된 것의 현재에 의해 제거되지는 않는다"라고 한다. 여기에 비춰보면 무명, 즉 그릇된 관념은 참된 것, '무무명-무명이 없음'을 깨닫아 아는 참된 것의 현재에 의해 제거되지 ..
1.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고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자유], 진흙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처럼[청정]" 고요하지 않아도 고요하고, 자유롭지 않아도 자유롭고, 청정하지 않아도 청정한 마음을 이루는 것에 관하여. 2. 청정한 마음이란 특별한 마음이 아닙니다. 일어나고 사라지는 모든 마음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그것으로 마음이 되게 하는 앎의 특성이 청정한 마음입니다. 일어나고 사라지는 마음 현상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본래의 마음이지요. 그러하기에 마음이 대상에 미혹되지만 않으면 일어나고 사라지는 마음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특별한 상태가 되려는 욕망이 개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식 대상에 현혹되지 않는 마음이며, 머물지 않는 흐름을 잡으려 하지도 않기에 무상한 인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