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갈릴레이는 배의 돛대 꼭대기에서 한 선원이 칼을 떨어뜨린 경우를 생각해 보았다. 물론 그 순간에도 배는 계속해서 같은 속도로 육지에서부터 멀어지고 있는 중이다. 그때 칼은 어디에 떨어지게 될까? 배에 탄 선원들은 칼이 수직으로 곧장 갑판 위로 떨진다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부두를 산책하다가 마침 망원경으로 그 모습을 본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칼이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졌다고 할 것이다. 칼이 손에서 떨어지는 순간의 수평 속도가 0이 아니라, 움직이는 배의 속도와 같은 상태니까 말이다. 누구의 대답이 맞을까? 어느 쪽이 더 맞다고 할 것도 없이 양쪽 모두가 옳다. 칼의 움직임은 하나였지만, 움직이는 배에서 보느냐, 아니며 정지해 있는 땅에서 보느냐에 따라서 다르게 기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선택을 망설이는 이유는 어떤 쪽이 더 좋은 선택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가보지 않은 양갈래길에 서서 먼저 가본 이에게 자문을 구하고 비슷한 정보를 취합하고, 무식하게는 점쟁이나 기도의 힘을 빌어 어쨌든 선택한다. 그런데 중요한 문제는 선택을 누가하는가이다. 모든 정보를 취합해 내가 결정해야 하는데, 그 결정을 남이 하도록 미룬다. 내 문제를 남이 결정하게 하는 것은 그 결과에 책임을 지기 싫어하는 마음 때문이다. 손해보지 않을 욕심에 잘못되면 자신은 빠져 있겠다는 심뽀. 그러므로 욕심이 많은 사람일수록 선택을 망설인다. 무지의 갈림길에 당면해 모른다는 피할 수 없는 사정을 받아드리고 어떤 길이든 다른 길이며 어떤 조건이냐에 따라 좋은 길도 되고 나쁜 길도 될 수 있으므로, 그냥 가볍게 선택한다. 선택의 책..
1. 자유는 능력과 상관이 없다. 흔히 욕구를 해소할 능력을 자유로 생각해, 돈과 권력을 수단으로 삼는 경우가 있다. 필경 자기의 자유가 타인의 자유와 충돌해 억압과 왜곡, 불행을 낳는다. 자유가 불행을 낳는다는 건 불합리하다. 2. 자유와 선택. 선택할 자유가 주어졌을 때, 우리는 우리에게 나쁜 것을 선택할까? 나쁜 것과 좋은 것을 정확히 알지 못할 때 선택하게 된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이 분명할 때 선택의 자유가 있을 수 없다. 그것은 불합리하다. 따라서 자유는 엄밀히 말하면 없다. 정합성에 따르는 결정만이 있을 뿐. 허나 우리는 어떤 행위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모르는 상황 속에 던저져 있고 또 각자에게 좋은 것과 나쁜 것이 다 다르므로, 선택할 상황 속에서 선택할 자유를 보장해야한다. 자유는 다양성..
에티카 4부 부록. 30. 신체의 부분들이 제 기능을 수행하도록 촉진하는 것들은 선이며, 기쁨은 인간이 정신과 신체로 이루어져 있는 한에 있어서 인간의 능력이 촉진되거나 증대되는데 있기 때문에, 기쁨을 가져오는 모든 것은 선이다. 그렇지만 사물은 우리를 기쁨으로 자극하여 변화시키려는 목적으로 활동하지 않으며 사물의 활동능력은 우리의 이익에 맞추어 조정되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쁨은 대개 신체의 한 부분에 주로 관계되기 때문에 기쁨의 감정은 대개 (이성과 주의가 결핍된 경우라면) 과도하게된다. 따라서 그것에서 생기는 욕망도 역시 과도하게 된다. 게다가 우리는 현재에 매혹적인 것을 감정에 의하여 가장 좋은 것으로 판단하며, 미래의 것들을 정신의 같은 감정으로써 평가할 수가 없다. 정리 44의 주..
에티카 4부 부록 26. 인간 이외에는 자연에 있는 개물 중에 우리가 그것의 정신을 즐길 수 있는 어떤 것도, 또 우리가 그것과 우정 또는 어떤 종류의 교제를 맺을 수 있는 어떤 것도,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우리의 이익을 추구하는 원리는 인간 이외에 자연에 있는 모든 것을 보존하기를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원리는 그것들을 온갖 방법으로 우리의 이용에 적응시킬것을 우리에게 가르친다. 27. 우리가 우리의 외부에 있는 사물들에서 이끌어내는 주요 이익은, 우리가 그것들을 관찰하고 그것들의 형태를 변화시킴으로써 얻는 경험과 인식 이외에는, 우리의 신체의 보존에 있다. 이러한 이유로 신체의 모든 부분들이 각각의 기능을 적절히 수행할 수 있도록 신체를 기르고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유익하다. 왜냐..
에티카 4부 부록. 21. 아첨도 역시 화합을 생긱게 하지만, 그것은 노예적인 추잡한 짓이나 배신을 통해서이다. 아첨에 가장 많이 사로잡히는 사람은 제1인자 되길 바라면서도 그렇지 못한 오만한 사람이다. 22. 자기비하에는 도의심 및 종교적인 듯한 가짜의 외관이 있다. 그리고 자기비하는 오만의 반대이지만, 자기를 비하하는 사람은 오만한 인간에 가장 가깝다. 정리 57의 주석을 참조하시라. 23. 치욕도 화합에 기여하기는 하지만, 숨길 수 없는 것들에 관련해서만 그러하다. 또, 치욕 그 자체는 슬픔의 일종이기 때문에, 이성의 사용에는 속하지 않는다. 24. 타인에 대해 남아있는 슬픔의 감정은 정의, 공평, 도의심, 경건, 종교심에 직접적으로 상충된다. 분개가 공평의 외관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
에티카 4부 부록 15. 화합을 가져오는 것들은 정의, 공평, 도의적 행동에 합치하는 것들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부당한 것과 불공평한 것뿐만 아니라, 도의에 어긋난다고 생각되는 것, 또는 누군가 국가의 널리 인정된 풍습을 경시하는 것도 용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사랑을 얻기 위해서는 종교와 도의심에 합치하는 것들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것에 대해서는 정리 37의 주석 1과 2, 정리 46의 주석 및 정리 73의 주석을 참조하시라. 16. 화합은 종종 공포에 의해서도 생기지만, 그것은 신뢰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공포는 정신의 무력함에서 생기며, 따라서 이성의 사용에 속하지 않는다. 이것은 연민이 도의심의 외관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성의 사용에 속하지 않는 것과 같다. [ T.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