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자의 탁자됨은 조직에 있다. 그런데 이 조직은 실체가 아니라 관계다. 탁자란 무엇인가? 탁자의 실체는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연기적으로 존재한다. 탁자는 원인과 결과에, 부분들에, 생각에 의존해 존재한다. 탁자의 조직은 연기적 존재이다. 하나의 탁자는 매우 다양한 구조들을 가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그것은 나무, 유리, 금속, 또는 그 밖의 다른 물질로 이루어질 수 있지만, 이것이 탁자로서의 그것의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무엇인가의 조직은 불변합니다. 그것은 어떤 합성 단일체 또는 체계가 어떤 부류에 속하는지를 우리가 인식할 수 있도록 해주는 구성요소들 사이의 관계들에 준거합니다. (함으로 117)
T. 행위의 조정의 조정으로 언어가 출현하고, 언어적 구분을 언어적으로 구분하는 분별이 세상을 산출한다고 나는 정리한다. 이 분별을 고정된 독립된 실체로 여기는 건 전도몽상이자 무지. 유명만물지모 1. 내 주장은 이렇습니다. '우리가 행위의 순환적인 조정, 즉 행위의 조정의 조정에서의 흐름과 마주칠 때마다, 우리는 새로운 것, 즉 언어가 출현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언어가 출현할 때 대상들이 출현합니다. 예컨대 택시 같은 것 말입니다. 택시란 무엇입니까? 내가 말하고 있는 것은 다음과 같은 것입니다. '행위의 두 번째 조정(첫번째 순환)에 의해 조정을 이룬 행위의 조정으로서의 승객을 태우는 수송 및 운전은 행위의 세 번째 조정(두 번째 순환) 속에서 택시라고 "이름 붙여져"나타나는 행위의 그러한 배치가..
이와 같이 언어는 그 사물의 실체를 떠나서 언어자체가 절대화된 것입니다. 우리는 '나'라고 하는 말로써 나의 몸과 마음을 대표하는데, 그것은 '나'라는 언어자체가 '연기실상인 나'를 연기현상으로부터 독립시켜 절대화한 것입니다. 새벽의 나도 나고, 저녁의 나도 나고, 아플 때 나도 나고, 좋을 때 나도 나입니다. 여러 가지 현상들이 내가 가지고 있는 속성으로 여기면서, '나'라고 하는 언어에 맞는 '나'를 설정하고 그것을 절대시 한 것입니다. 한 생각 일으키고 한 동작하는 순간순간이 '나'의 대표이며 전체인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나'의 한 부분으로 파악하는 것입니다. 그와 같은 '나'는 없습니다. 순간순간의 모든 활동이 그대로 전체이며 '나'입니다. 나와 활동이 아니라 활동만이 '나'입니다. (유식 30..
1. 생물학적으로 보아 사람다움의 독특함이란 오직 '언어 안에 존재'함으로써 생기는 사회적 구조접속에 있을 뿐이다. 그것을 통해 한편으로 인간의 사회적 역동성에 고유한 규칙성들, 예컨대 개인의 정체와 자기의식이 산출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 삶의 재귀적인 사회적 역동성이 산출된다. 이 역동성의 일부인 성찰에 힘입어 우리는 우리가 사람다운 존재로서 가질 수 있는 세계란 타인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타인과 함께 산출하는 세계뿐임을 알게 된다. 2. 나아가 생물학은 우리가 인지적 영역을 넓힐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경우란 예컨대 이성적인 사고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때, 낯선 이를 나와 같은 이로서 마주할 때, 더 직접적으로는 사람들 사이의 생물학적 일치를 체험할 때 등이다. 사람들 사..

1. 한 사회적 집단의 접속이 지닌 모든 규칙성들은 그 집단의 생물학적, 문화적 전통을 말해준다. 전통이란 무엇을 보고 행하는 방식일 뿐만 아니라 감추는 방식이기도 하다. 전통은 사회적 체계의 역사를 통해 당연하고 규칙적이며 받아들일 만하게 된 모든 행동방식들을 바탕으로 한다. 그리고 이 행동방식들을 산출하는 데는 성찰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이것들이 주의를 끌게 되는 것은 오직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뿐이다. 바로 이때 성찰이 시작된다. 2. 우리가 인간으로서 함께 나누는 것은 오직 생물학적 전통뿐이다. 그것은 자기생성체계들이 처음으로 번식하기 시작하면서, 또 몇 백만 년 전 인류 계통과 문화적 전통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함께 생겨났다. 이 생물학적 공동유산이 바탕이 되어 우리는 서로 어울리는 구분들을 함..
이제까지 살펴온 것들에 비추어볼 때 이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생물은 오로지 섭동의 영역에서 표류할 때에만 살아있다. 이때 이 영역이 어떤 속성을 지니든, 생물이 자기 작업을 바탕으로 어떻게 변하든 그것은 상관없다. 나아가 신경계가 작업적 폐쇄성을 지닌 채 신경흥분의 내적 관계들을 만듦으로써 행동의 역동성을 산출함을 보았다. 생명체는 각 수준에서내부 규칙성을 산출하도록 조직되어 있다. 대화의 그물체 안에서 언어를 통해 사회적 접속이 생길 때도 마찬가지다. 대화의 그물체는 폐쇄성을 지닌 채 언어를 산출함으로써 특정 인간사회를 개체로서 구성한다. 이처럼 우리가 언어 안에 함께 존재함으로써 생기는 작업적 응집성의 새 차원을 우리는 의식, '우리의 정신', '우리의 나'로서 경험하는 것이다.이미 보았듯이 낱말은..
1. 이 관찰이 보여주듯이 폴 속의 좌반구사람과 우반구사람은 흔히 성찰능력과 의식을 가진 온전한 정신에 힘입어 생긴다고 간주되는 행동방식들을 해낼 수 있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언어적 성찰을 두 뇌반구로 따로따로 산출할 수 없었던 다른 환자들과 폴 사이의 차이는 언어적 재귀현상인 언어가 없으면 자기의식도 없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자기의식, 의식, 정신등은 언어 안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따라서 그것들 자체는 오직 사회적 영역에서만 일어난다. 나아가 폴의 사례는 더 많은 것을 깨닫게 해준다. 폴이 언어적 상호작용을 할 때는 언제나 좌반구가 우세한 듯 보였다. 예를 들어 우반구에게 글을 "웃으시오!"라고 명령하자 폴은 웃는 시늉을 지었다. 이어서 좌반구에게 "왜 웃어요?"라고 묻자 폴은 "여..
이런 관찰들이 동물의 언어능력을 증명하는가란 물음에 대해 우리는 명백히 답할 수 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물어야 한다. 이 원숭이들은 수화를 가지고 언어적 구분의 언어적 구분을 함으로써 언어적 영역에서 다른 원숭이들과 (또는 다른 이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가? 그들은 아메슬랜을 써서 자기 행위를 재귀적으로 구분하는가? 루시가 '부모가 막 떠나가 버리자 미친 듯 날뛰다가, 저를 돌보던 이들 쪽으로 돌아 앉아 '루시 울다'란 신호를 보냈을 때 루시가 한 일이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이때 '루시'와 '울다'는 언어적 요소이며, 그것들을 통해 루시는 다른 이들을 다같이 공유하는 언어적 영역 안으로 얽어 넣었고, 거기서 자기 행위를 언어적으로 구분한 것이다. 우리가 보기에 루시는 이때 실제로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