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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장치의 두 지층이, 다시 말해 얼굴과 손이 '외눈박이'와 '외팔이'로 표시된 것은, 그것의 신체가 불구라는 것, 다시 말해 정치적 주권이란 절단된 신체를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입니다. 국가장치는 그 안에서 모든 것을 절단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가 이처럼 절단돼 있습니다. 국가장치는 절단과 죽음을 다른 모든 것에 우선하게 만듭니다. 이것은 국가장치가 노동과 그밖의 다른 것들을 포획하기 때문입니다. 즉 국가장치는 생산자나 포획장치 안에서 노동하게 하기 위해, 자립적-자율적으로 노동할 조건을 제거하고 없애버립니다. 자기 수족만으론 결코 일할 수 없고 자기 몸뚱이만으로는 결코 살아갈 수 없는 불구자로 노동자의 신체를 절단해버린다는 겁니다. 그래야만 그들은 좋든 싫든, 착취와 수탈을당하더라도 노동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자본가의 뜻에 따라 노동하게 될 테니까 말입니다. 요건태 사지를 절단하여 불굴 만드는 것은 포획장치가 작동하기 위한 전제라는 겁니다.(노마디즘2 475)

 

한편 누가 강제하지 않아도 일거리를 찾아 열심히 몰려다니는 지금의 우리들은 그런 의미에서 충분히 불구인 것이 분명합니다. 영어도 배우고 컴퓨터도 배우고, 취직 전부터 취직과 '성공'에 필요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려는 것은, 능력의 결핍, 그것은 불구의 징표지요. 이처럼 자본주의는, 그리고 국가라는 포획장치는 멀쩡한 사람들을 불구로 만들어야 성공적으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노동은, 착취는 언제든 불구자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반면 전쟁은 불구자로는 불가능합니다. 심지어 강력한 조직에 편입되어 있을 때에도 각자가 독자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 때에만 전쟁은 가능하지요. "전쟁에서 절단은 피하기 힘든 '결과'로 나타나지만, 국가장치와 노동의 조직화에서 절단은 시작하기 위한 필요조건, 전제조건을 이루는"것이지요(천의고원2 212). "국가장치는 기저에서나 정상에서나 이미 무능화된, 이미 절단된, 사산된, 선천적으로 결함이 있는 외눈박이와 외팔이 인민을 요구한다."(천의고원2 212)(노마디즘2 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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