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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없는 신체를 이룬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탈기관화하는 것, 기관으로서 할당된 고정성을 벗어나 알로, 질료적 흐름으로 되돌아가는 것, 그것을 통해 다른 종류의 '기관'이나 형상으로 변형될 잠재적 능력을 획득하는 것, 기관 없는 신체가 '목표'가 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지요. 그렇지만 나중에 보듯이 그것은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닙니다. 탈기관화된 신체의 표면에 새로운 흐름이 지나가게 하는 것, 그 표면에서 어떤 새로운 일이 발생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관 없는 신체가 목표지만 또한 목표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진경, 노마디즘1 p434)


T.
나의 화두는 기관없는신체다. "어떻게 기관없는신체를 이룰 것인가?" 이 뜻모를 화두에 매혹되고, 사로잡혀왔다. 기관없는신체를 추상하면 나로서는 <금강경>의 보살을 꼽는다.
"이와 같이 한량이 없고 수가 없고 가없는 중생을 제도하되 실로 제도를 받은 자가 하나도 없다. 왜냐하면 수보리여! 만일 보살이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이 있다면 그는 보살이 아니기 때문이다."
보살은 기관없는신체의 본보기가 아닐까?
들뢰즈가타리의 <천의고원>에 따르면, 만일 '기관없는신체'가 (몸과 영혼에 들러붙어있는) 유기체, 의미생성, 주체화를 해체하지 않으면 기관없는 신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튼 기관없는신체든, 보살이든 그것을 이루는 것이 끝이 아니라 출발이란 점은, 나의 화두의 화두다.

T2.

"마약 중독자나 마조히스트가 획득하는 것은 판의 조건들에 따라 다른 방법으로도 획득될 수 있는 것이라면 결국 헨리밀러의 실험에서처럼 마약 없이도 마약을 할 수 있고, 맑은 물로도 취할 수 있을 것이다."(#천의고원 p317)

내 보기에, 우리가 느끼는 감각의 판도가 다른 방법으로도 획득될 수 있는 것이라면 "아무리 가벼운 애무라도 오르가슴만큼이나 강력할 수 있다.(p300)"

이것은 은유가 아니다. 리얼이다.

"예를 들어 시신경섬유를 식초로 자극할 경우 우리는 색이 있는 빛을 지각하게 됩니다. 혹은 미각을 느끼는 혀의 돌기를 몇 볼트의 전극봉으로 자극할 경우 우리는 식초 맛을 느끼게 됩니다. 생리학 교재에서 볼 수 있는 이러한 관찰을 통해 볼 때 외부세계가 내부세계에 베껴진다고 말하는 것은 우스꽝스럽고도 말이 되지 않는 얘기라 할 것입니다. 식초가 색의 흔적이 되고 전기가 식초가 되는 겁니다!"
(진리는 거짓말쟁이의 발명품이다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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