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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터미네이터 2>를 보면 사이보그 T-1000이 나온다. 내가 보기에, T-1000은 기관 없는 신체를 연상시킨다. 무엇이든 형체를 바꾸어 '되기'를 한다. 경찰-되기, 새엄마-되기... T1000은 모습으론 식별할 수 없는 되기를 실현한다. [액체형 사이보그의 유연함]
그러나 T-1000의 되기는 불완전하다. 그와 통화를 하면 똑같은 새엄마-되기의 목소리지만 새엄마가 아님을 쉽게 눈치챌 수 있다.
우리는 T-1000과 반대로 모습으론 되기가 불가능하지만 작용으로서 내용으로서 되기가 가능하다. 남성인 채로 여성-되기, 여성인 채로 여성되기, 어른인 채로 아이-되기. 한국인인채로 외국인-되기. 너와 내가 식별할 수 없게 되는, 되기는 내 삶을 자유롭게 한다. 기관 없는 신체, T-1000이 모습을 바꾸며(되기) 어디든 자유롭게 드나드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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