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1.
당신은 당신의 작업을 설명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거부합니까?

회화에 관해서든, 혹은 시처럼 다른 예술 분야에 관해서든 설명이란 내게 불필요해 보입니다. 나는 한 편의 시를 혹은 한 장의 그림을 설명하는 게 가능하다고 믿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피카소는 그림에 대해서 매우 훌륭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는 그것에 관해 온갖 종류의 지적인 언급들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천재성을 설명하는 데는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설명이란 필연적으로 부족해 보입니다.
어쨌든 나 자신 그럴 필요를 전혀 느끼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내가 전혀 이해 못하는 어떤 것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구요. 음악을 예로 들어봅시다. 그건 우리들이 종종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주제지요. 글쎄, 그런데 나는 음악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비록 그것이 내게 매우 많은 영향을 미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는 설명의 필요를 느끼지 못합니다. 사람들이 종종 설명을 요구한다는 것을 나는 압니다. 만일 사람들이 설명을 원한다면, 그것을 제공해줄 다른 사람들을 찾는 일은 언제나 가능합니다만, 그런데 그게 내겐 좀 이상해 보입니다.
(프란시스 베이컨, 화가의 잔인한 손 119)

2.
당신은 진실을 확실하게 규정해보라고 제 등을 떠밀며 요구합니다. 저는 그저 약간의 직관이 있다는 게 놀랍기만 해요. 저는 모른다고 말할
수밖에 없어요. 모른다고 말할 때, 저는 사유의 위대한 승리를 선언하는 셈입니다. 저는 모릅니다. 그래서 좀 더 나은 사유로, 좀 더 본질적인 사유로 생각해요. 왜냐하면 혹시 안다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인간인 제 기준으로 아는 것이니까요. 저는 도, 미, 솔, 레.. 모든 음들을 알고, 16분 음표도 알지요, 뭐든지 다 분석할 수 있어요. 그러나 슈베르트의 곡 한쪽 한 줄, 한 마디, 그것은 모릅니다.
(음악가의 음악가 나디아 블랑제 194)

3.
사람들은 묻는다. CsO(기관없는신체)가 뭐지? 하지만 사람들은 이미 그것 위에 있으며, 벌레처럼 그 위를 기어 다니거나 장님처럼 더듬거리거나 미친 사람처럼, 사막 여행자나 초원의 유목민처럼 달린다. 우리는 바로 그것 위에서 잠들고 깨어나고, 싸우고, 치고받고, 자리를 찾고, 우리의 놀라운 행복과 우리의 엄청난 전락을 인식하고, 침투하고 침투당하고, 또 사랑한다.
(천개의 고원 p287)










'instargra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원하는대로 되지 않아도  (0) 2023.12.18
식별할 수 없게 되기  (0) 2023.12.17
바보거나 미쳤거나  (0) 2023.12.15
욕망과 원리전도몽상  (0) 2023.12.15
욕망과 무주상보시  (0) 2023.12.15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