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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가 세상으로 나아가지 않게 된 주 원인은, 거기에는 전혀 없었습니다. 작은 아버지한테 속았을 당시의 나는, 남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 것은 사실이지만, 남을 나쁘게 생각하는 만큼 자신에 대해서는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세상이 어떻든 간에 이 나는 틀림없는 사람이라는 신념을 어딘가에서 갖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던 것이 K와의 일 때문에 보기좋게 그 신념이 무너져 버리고, 자신도 작은 아버지와 똑같은 인간이라고 의식했을 때, 나는 갑자기 아찔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남을 신뢰할 수 없게된 나는 자신도 신뢰할 수가 없게 되었고, 그래서 세상으로 나아가지 못했던 것입니다.
(마음 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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