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을 보면서 컵 아닌 것을 본다면 즉견여래

형태와 이름에 집착하지 않으면 자유롭다.
자유는 인연을 따라 이룬다. 이미 정해진 것은 없다.
이것은 컵인가? 아닌가?
컵이라고 하나 컵이 아니므로 그 이름이 컵이다.

식당의 배치/인연에선 컵은 물컵이다.
그런데 식당 밖에서 담배 피는 사람들이
"어이, 재떨이 좀 가져와~"하는데
"재떨이가 없는데요"하면
"거기 컵 있잖아! 컵 가져와~"한다.
컵이라고 하나 컵이 아니므로 그 이름이 컵이다.

일상에서 형태와 이름에 집착하지 않으면 일이 순조롭다. 걸림이 없다.

"저기 저것이 무엇인가?"
"컵입니다."
"너의 눈에는 컵으로 보이나?"
"내 눈에는 분명히 컵입니다."

우리가 보는 것은 우리가 보는 것을 보는 것이다.
컵이라고 하나 컵이 아니므로 그 이름이 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