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노자 <도덕경>

도덕경 1장

T1000.0 2013. 10. 21. 18:56

도라고 하는 도는 이미 도가 아니다.

道可道 非常道

- 도는 정해져 있는 무엇이 아니다. 이는 마치 물이 어디로 흐를지 정해져 있지 않는 것과 같다. 물이 아래로 흐른다는 점은 인과의 영역이지만 물이 지형 또는 인연을 따라 흐를 때 그 길은 정해져 있지 않다. 정해져 있지 않은 길이 도다. 도는 불교의 무유정법과 회통하는 개념이다. 항상 정해진 바가 없기에 도는 언제나 도 너머에 있다.(동시에 너머라고 하나 저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지금 여기에 현존하는데 도는 <장자>에서 말하듯이 "道行之而成". 도는 활동, 실천...불립문자...말할수 없는 것에 침묵하기...) 도를 넘어서는 도. 불교를 넘어서는 불교. 하여 도라고 하는 도는 항상-이미 도가 아니다.    

 

 

이름 붙여 이름하나 이미 이름이 아니다.

名可名 非常名

- 이름붙일 수 없는 것들. 자연계에 붙여지는 모든 이름들은, 즉 언어는 인간의 영역이다. 이름 붙일 수 없는 것에 이름 붙이기의 영역. 예컨데 오직 인간의 영역에서 선과 악이 출현하는데 이는 이름 붙일 수 없는 것들에 이름 붙이는 언어의 분별에서 비롯된다.

 

선사가 말했다.

"바로 그대가 만드는 것이다. 시끄러움도 조용함도 모두 그대의 생각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그대가 어떤 것이 시끄럽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시끄럽고 조용하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조용한 것이다. 시끄러움은 시끄러움이 아니며 조용함은 조용함이 아니다. '진정한 조용함'은 조용함도 시끄러움도 아니다. 만일 그대가 맑은 마음으로 어떤 관념도 없이 밖의 자동차 소음을 듣는다면 그것은 소음이 아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일 뿐이다. 소음과 침묵은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지만, 절대의 세계는 '오직 있는 그대로일 뿐'이다."[각주:1]

 

이름 붙일 수 없는 것들, 오직 있는 그대로일 뿐! 시끄러움이 시끄러움이 아니듯 명가명 비상명!

 

[언어 이전의] 무명은 천지의 본래면목이고 유명은 만물의 모태이다.

無名, 天地之始 有名 萬物之母

- "세계는 언어속에서 출현한다." 무명과 유명은 지금 바로 적용되는 것이지 시간적 선후[시초같은]를 따지는 것이 아니다. 이름 붙이는 것을 통해 세계가 출현하는데 언어의 출현을 마투라나는 '행위의 조정의 조정'이라 한다. 행위의 조정을 조정할 때 비로소 언어가 출현하는데 이로서 만물이 언어를 통해[有名] 생겨난다.  

 

고로 항상 무욕[이름에 집착하지 않으면]하면 그 오묘함을 볼 것이고, 항상 유욕하면 그 차별상을 볼 것이다.  

故常無慾 觀其妙 常有慾 觀其徼

- 무욕하면 일체개공함을 볼 것이고, 유욕하면 일체유심조임을 볼 것이다.

 

그런데 이 둘은 같은 것이다. 이름이 다를 뿐이다.

此兩者 同出而異名

- 둘이면서 하나, 무욕과 유욕이 하나다. 중생이 부처이고 부처가 중생인 것도 이와 같다.  

 

둘의 같음을 두고 현[검다]이라 한다. 검은 것 속에 검은 것[각주:2]이 하나다.

모든 오묘함이 여기에서 비롯된다.

同謂之玄 玄之又玄 衆妙之門

- 空을 말하는 중관사상과 마음을 말하는 유식사상이 같음을 알때, 무욕과 유욕이 하나임을, 그리고 현지우현이란 절묘한 표현에 무릅을 친다.   

 

 

 

 

 

 

 

 

  1. - <부처님 이마에 담뱃재를 털며> p110 [본문으로]
  2. 현玄이 상징하는 것은 물이다. 이런 관점에서 '검은 것 속에 검은 것'은 '물속의 물처럼'란 의미다. [본문으로]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