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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개체발생적 변천 [무상]

T1000.0 2020. 11. 22. 10:34

1.

개체발생이란 조직을 잃지 않은 채 겪는 구조변천의 역사다. 개체의 구조변천은 매순간 일어난다. 이것은 주위환경에서 온 상호작용이 유발한 것일 수도 있고 개체가 지닌 역동성의 결과일 수도 있다. 세포라는 개체는 환경과 끊임없이 주고받는 상호작용을 언제나 자기 구조를 바탕으로 '바라보고' 처리한다. 이때 구조도 세포의 내부 역동성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해 간다. 따라서 개체의 개체발생적 변천이란 그것이 해체될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는 보편타당한 결론이 나온다. (앎의 나무 89)

2.

완벽하군요. 사이버네틱스와 순환성에 대한 우리의 대담에 대한 참 멋진 결론입니다. 그런데 그런 결론은 끝이 아니라 다시 하나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어떤 궁극적인 결말로 나아가기 보다는 또 하나의 시작이 될 겁니다. 시간은 항상 함축적입니다. 헤라클레이토스의 금언을 보세요. '만물은 유전한다.' 그리고 덧붙여집니다. '인간은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 제가 이것을 바꾸어 표현한다면, '인간은 같은 얼굴을 두 번 볼 수 없다'가 될 겁니다. 한 번 본 얼굴을 우리는 다시는 볼 수 없습니다. 다른 모든 것처럼 얼굴도 영원히 지나가 버립니다. 그렇지만 저는 테오발트 아저씨의 얼굴을 두 번 바라 볼 수는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저씨 얼굴은 시간의 흐름을 정지시키는 말(언어)이니까요. 정태적인 상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작과 끝의 궁극점은 없습니다. 지금까지 전개되었던 공중제비돌기는 배워져야 합니다. 아니, 우리는 공중제비돌기를 도는 순간에 즐길 수 있습니다. (발명품 194)

3.

저는 제가 지각하는 대상을 고정적인 것으로 체험합니다. 그러니까 최소한 일시적이나마 인식과정의 결과물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결과물들은 당신의 과정학이 말하듯이 계속되는 변동의 상태에 있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아니요. 우리가 대상(객체)이라고 말하는 것은 항상 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결코 하나의, 똑 같은 바로 그 대상을 지각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당신이 아침에 거울 앞에 서 있더라도 당신은 항상 다른 당신을 봅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저는 늘 나를 되풀이해서 인식해 왔습니다. 대상 그리고 얼굴들은 반드시 내 속에서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인상을 불러 일으키는 (인식과정의 결과물로서의) 특징들을 갖고 있습니다.

당신은 아침마다 거울을 보고서 거울에서 보는 당신이 당신 자신이라는 확신을 갖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강조컨대 당신이 거울 속에서 보는 것은 결코 같은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변해가는 세계 속에서 결코 또 같은 '바로 그것'을 보지 않습니다. 지속적인 변화 속에서 어떻게 이런 안정적인 인상이 근거를 가질 수 있을까요? 이런 현상을 수학적으로는 상수를 산출해내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지속적인 변형의 과정에서 산출되는 상수 혹은 고정가치 말이지요. (발명품 27)

4.

구조적으로 결정된 역동적 체계에서는 구조가 끊임없이 변함과 동시에 (물론 이 변화도 언제나 체계의 매순간 구조에 따라 결정된다) 구조에 따라 정의된 영역들도 함께 변한다. 바로 이 지속적인 구조변화를 통해 모든 역동적 개체는 그것이 카세트 녹음기이건 표범이건 저마다 독특한 개체발생을 겪게 된다. (앎의 나무 1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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