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과 생각

우리는 사실, 사실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에 집착하고 있다. 때문에 사실이 아니라 생각을 바꾸면 두려움은 사라진다.

1.

나옹스님이 각오선인에게 이런 글을 보냈어요. 염기염멸念起念滅 위지생사謂之生死이니, 생각 한 번 일어나고 한 번 멸하는 것이 나고 죽는 것이니."
누가 칼을 가지고 와서 목을 자른다고 하거나 총부리를 대고 죽인다고 할 때, 생각이 벌써 공포에 흐르게 됩니다. 이제 내가 죽는구나 하는 생각이 흐를 때 공포가 있는 것이지 생각이 흐르지 않으면 공포가 생기지 않습니다.
죽는다는 게 별다른 게 아닙니다. 총부리만 겨누어도 목에 칼을 대기만 해도 생각이 움직이니 터럭 하나 상하지 않아도 까무러쳐 죽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총을 쏴도 생각이 조금도 흔들림 없이 큰소리치는 사람이 있지요. 이렇게 총을 겨누기만 해도 죽는 사람이 있고 몸을 쪼개도 안 죽는 사람이 있으니, 생각
이 일어나고 멸함에 따라 생사가 있게 되지요.
(꿈을 깨면 내가 부처 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