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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

부처의 수행공동체 모델

T1000.0 2019. 11. 27. 22:34
1.

다시 말해 당시에는 아무리 위대한 승려라도 봉건사회의 가장 기본 질서인 신분제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당시 신라 사회가 봉건제도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듯이 오늘날 우리나라의 모든 불교는 자본주의 제도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찰을 유지하려면 월급을 주고 노동자를 고용해야 해요. 지금 우리가 볼 때는 이게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먼 미래 사람들이 본다면 이것은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 있는 것이지요. 그것처럼 신라 시대나 고려 시대에는 불교마저도 당시 봉건사회의 신분제를 벗어나지 못했어요.
그런데 이런 사회에서 원효는 스스로 노비 신분으로 들어가 스님들의 공양을 해드리는 불목하니가 됐습니다.
(지금 여기 깨어있기 167)


2.

부처의 수행공동체는 남녀, 계급, 빈부의 차별이 없는 정말 놀라운 공동체였다. 헌데 이런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선 의식주의 의는 분소의로, 식은 구걸로, 주는 나무 밑에서 자는 것으로 해결한 것이 중도가 아니였을까. 그 시대의 정합성.
 
오늘날에도 그 중도가, 정합성을 찾으면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임금과 고용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자원봉사와 후원을 통해. 임금의 셈을 통해 노동의 질과 양이 규정되는 방식이 아니라, 즉 자본주의 방식이 아니라, 다른 방식, 예컨대 열정과 보람, 깨달음에 의해 운영되는 공동체가.

홀로 이루기 힘든 지식을 공동으로 분업하여 생산하고 부가가치를 나누고 공동체를 운영하는.
주식회사처럼, 주식 따로 종업원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직원이 주주인 회사. 자본에 기반하지 않고, 가치에 기반하는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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