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욕심을 내려놓는 것과 현실회피는 다르다.
1.
어느 날 의사 한 분이 힘들고 고단한 병원 일을 접고 멀리 떠나고 싶다며 이렇게 물었어요.
"처음엔 아픈 사람을 고쳐주니 보람도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괜찮은 직업이고, 또 많은 보수를 받을 수 있으니 천직이라 생각하고 의료활동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어쩔 수 없이 하루하루 버티고 있습니다. 때때로 의료사고도 겁이 나고, 일하는 것도 재미가 없어서 다 내려놓고 제3국으로 훓훌 떠나고 싶습니다. 그렇짐나 이제 네 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 딸을 생각하니 고민이 됩니다"
불교에서는 보통 '욕심을 내려놓아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말을 잘못 이해해서 현실의 괴로움을 회피하는 것을 내려놓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2.
그렇다면 내려놓는 것과 현실회피는 어떻게 다를까요? 가장 큰 차이점은 결과가 다르다는 겁니다. 내려놓으면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지만, 현실회피는 재발합니다.
예를들어 애인과 헤어져서 속상한 사람이 현실의 괴로움을 잊으려고 저녁마다 술을 마시면 문제가 해결되나요? 아니에요. 아침에 술 깨면 다시 괴롭습니다. 그러나 "아이고, 그동안 저와 함께 있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하고 집착을 내려놓을 수 있다면 더는 괴롭지 않습니다. 즉 놓아버림녀 문제가 해결되고, 회피하면 같은 문제가 계속 되풀이됩니다.
3.
그러나 이렇게 내려놓아서 문제가 해결된 것 같다가도 이따금 다시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것은 마음이 다시 그 문제를 붙잡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미 내려놓았기 때문에 문제가 일어나더라도 전보다 다소 약하게 나타나서 능히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회피하는 것은 단지 참는 것이기 때문에 갈수록 더 강도가 세계 나타납니다. 한 번 참고, 두 번 참고, 세 번 참다가 나중에는 결국 터지게 되지요.
4.
그렇게 때문에 어떠한 문제에 직면하게 되면 단순히 회피하기보다는 정면으로 맞닥뜨려서 해결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분도 만약 지금 병원을 그만두고 제3국으로 간다면 처음에는 홀가분하고 마음이 편할 수도 있겠지만 해결되지 않은 문제는 언제, 어느 때, 어떤 모양으로 다시 나타날지 모릅니다.
(행복 46)
'사구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욕심과 원은 다르다 (0) | 2020.10.13 |
---|---|
마음 비우기 (0) | 2020.10.13 |
분별 없는 대화법[상처를 주지 않는 칼] (0) | 2020.10.13 |
평상심 (0) | 2020.10.12 |
무지와 목적인 (0) | 2020.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