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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같은 물이다. 같은 물, 같은 바가지인데 어찌하여 어제는 그렇게 달콤하고 오늘은 이렇게 구역질이 나오는가? 달콤한 것은 물이 깨끗하다 생각했기 때문이고 구역직을 하는 것은 물이 더럽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다 그런데 같은 물이고 같은 바가지다. 그러니 더럽고 깨끗함은 모두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이구나. 더럽고 깨끗함이 바가지에 있는 것이 아니고 물에 있는 것도 아니고 모두 다 내 마음에 있구나.'
그는 깨달은 기쁨에 벌떡 일어나 덩실덩실 춤을 추었습니다.

'마음이 일어나니 온갖 법이 일어나고 마음이 사라지니 온갖 법이 사라지네.'
(지금 여기 깨어있기 160)

2.

원효의 해골물로 유명한 일체유심조는 <반야심경>의 '원리전도몽상 구경열반'을 떠올리게 한다.
원효의 신체에는 해골물이 더럽다 혹은 깨끗하다는 생각이 결과로서 떠오른다. 이 생각은 어떤 원인들의 결과인데,  우리는 이 원인들의 질서를 모르므로 그 결과를 원인으로 삼는 무지 속에 있다. 즉 물이 더럽다, 깨끗하다라고 원인 지음으로써 결과와 원인이 뒤바뀐 전도몽상의 무지를 범하는 것이다. 이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럽다. 모르기 때문에. 하지만 원효는 이 과정을 통찰하므로서 더럽고 깨끗함이 물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있는 것을 깨닫는다. '일체유심조.'
다시말해서 더럽고 깨끗하다고 생각되어진 결과를 깨끗한 물, 더러운 물로 원인 삼는 무지. 원인과 결과가 뒤바뀐 환상 : '전도몽상.'
우리 신체는 마음이 짓는 결과에 의존하면서도 그것의 원인들, 원인들의 질서를 모르는 상황에 처해있다.(무지) 이러한 상황을, 무지를 있는 그대로 통찰하게 될때 무지는 더이상 무지가 아니게 된다. '구경열반' 
 
3.
원효에게 있어 전날 먹은 달콤한 물도 해골물이고, 오늘 토하게한 더러운 물 역시 같은 해골물이다. 해골물은 해골물일 뿐인데, 내가 달콤하다, 더럽다 한다. 즉 해골물은 달콤한 것도 더러운 것도 아닌데 '나에게는 더럽다.' 더럽다, 달콤하다가 해골물에 있지 않고 나에게 있다, 일체유심조!
일체유심조의 요지는, 우리는 무지로 인해, 보이는 대로와 있는 그대로가 다르다는 것이다. 이 [잘못 알고 있는 전도몽상] 무지에 대한 성찰이 일체유심조. 때문에 있는 그대로 보기 위해선 무지, 또는 일체유심조를 명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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