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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정의에 관해서

T1000.0 2020. 6. 25. 16:50

정의를 추구하는 것은 별로 달갑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럴 경우 늘 개념적 제약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제게 책상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으면 책상은 다리가 네 개이고 평평한 덮개를 갖고 있고 아이들이 뛰어 오를 수 있는 것이라고 답할 겁니다. 그러면 우리는 책상과 조랑말과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설명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끝에 가서는 살아있는 존재와 살아있지 않은 것 간의 차이에 대해 말해야 할 겁니다. 결과는 이미 알려져 있습니다. 모든 정의라는 것은, 제가 볼 때, 배제하고 한계 짓는다는 근원적인 약점을 갖고 있습니다. (발명품 165)

2.

규정을 하려는 그러한 시도들 속에서 아주 멋진 무지개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고 먼저 저의 기쁨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이것들은 접근방법의 다양성을 허용해주는 것입니다. 가능한 것의 폭과 느슨함이 멋진 자극이 됩니다. 여기서는 각자가 자신에게 고유한 방식으로 드러내는 어떤 입장이나 태도가 문제입니다. 이게 사이버네틱스의 매력입니다. 몇몇 사람에게 하나의 정의를 요구하는데 사이버네틱스에 대해서 알게 되는 바는 별로 없고 대신 정의를 내리는 사람에 대해서, 그의 전공분야에 대해서, 그가 세상과 어떻게 관련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은유를 즐기는 모습에 대해서, 경영에 대한 그의 찬사에 대해서, 커뮤니케이션이론 혹은 정보이론에 대한 저의 관심에 대해서는 많은 것을 알게 됩니다. 이렇게 저는 저의 친구들인 스태포드 비어, 워런 맥컬럭, 노버트 위너, 고든 패스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게 됩니다. 멋진 일이지요. (166)

3.

정의를 내리는 문제는 결정할 수 없는 문제와 비슷하게 그 주장을 펼치는 사람에 대해, 그 사람의 역사와 배경에 대해 관심 갖게 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정의를 통해 그것에 대해 알게 되는 바는 별로 없어도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는 측면말이다.
또 니체의 <도덕의 계보학>에서 가치가 아니라 가치의 가치를 계보학적으로 따질때, 즉 누구의 가치인가를 물을 때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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