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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슴에는 그때부터 가끔씩 무거운 그림자가 번득였습니다. 처음에 그것은 우연히 바깥으로부터 엄습해옵니다. 나는 놀랐습니다. 전율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는 사이에, 내 마음이 그 무서운 섬광에 대답하게 되었습니다. 종국에는 밖에서 오지 않아도, 내 자신의 가슴 밑바닥에 숨어 있는 것처럼 생각되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그런 느낌이 들때마다, 머리가 어떻게 된 것이 아닐까 의심해보았습니다. 하지만 나는 의사한테건 누구한테건 봐달라고 할 생각은 들지않았습니다.
나는 또 다시 인간의 죄를 깊이 느꼈습니다. 그 느낌이 나를 매달 K의 무덤으로 가게 만듭니다. 그 느낌이 나로 하여금 장모님의 간호를 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 느낌이 아내에게 잘 하라고 명령합니다. 나는 그 느낌 때문에, 길가는 모르는 이에게 채찍질 당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이런 단계를 지나는 사이에, 남에게 채찍을 맞기보다 스스로가 스스로를 때려야한다는 기분이 듭니다. 스스로가 스스로를 채찍질하기보다 스스로를 죽여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할 수 없이, 죽었다는 생각으로 살아가기로 결심했습니다. (마음 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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