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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은 가능한가?
1.
선물은 불가능하다.고 할 때 선물이 되갚아야할 선물이 된다면 선물은 더이상 선물이 아니다. 주는 사람이든 받는 사람이든, 부담을 느낀다면. 먼저 받는 사람이 부담을 느낀다는 것은, 귀한 선물을 받았는데 나는 그런 귀한 선물을 할 처지가 못된다.는 부담은 근본적으로 죄의식을 초래한다. 또 주는 사람이 주면서 내가 이렇게 주는데 또는 주었는데 너는, 하는 생각을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갖게 된다면 이 역시 죄의식[원망]을 불러일으킨다. 선물을 통해 죄의식이 거래되는 것이다.
2.
선물이 죄의식의 거래가 되지 않으려면? 니체는 선물을 "친구사이에만 할 수 있다"라고 한다. 이 말은즉 친구끼리는 어떤 부채의식도 없이 주고 받는다. 선물이 가고 오지 않는다고해서 원망하지 않으며[원한을 품지 않으며], 선물이 오고 가지 않는다해서 죄의식을 갖지 않는다. 친구끼리는 말이다. 이는 다른 각도로 말하면 '선물을 하려면 친구로 생각하라'고 할 수 있고, '친구를 만드는', 선물을 할 수도 있다. 친구에게 하는 선물은 선물의 죄의식 거래에서 벗어날 첫번째 방법인 것 같다.
두 번째로 부처가 말하는 '무주상보시'다. 보시를 할 때, 어떤 상도 없이 하라는 것인데, 딱 예를 들자면 저 태양처럼 보시하는 것이다. 태양은 우리에게 햇빛과 많은 것을 선물하지만 태양은 우리에게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되집어보면 우리는 이렇게 태양으로부터 무주상보시를 받고 있다. 별 생각없이.
선물과 연관지어 생각해 볼때 무주상보시는 친구끼리 할 수 있는 선물이다. 그리고 친구가 아닌 사람에게 친구의 마음으로 선사할 수 있는 보시이다. 아무런 부채도 죄의식도 없이 아낌없이 주는 자연적인 선물.
한편 선물이 선물이 아닐 때 선물은 쉽다. 허나 선물이 선물이 될 때 선물은 어렵다. 선물을 주는 기술, 받는 사람이 교환으로서의 죄의식을 갖지 않는 선물 주기가 필요하다. 나한테 필요 없어서 주는 값진 선물, 남아서 주는 귀한 선물이 그 예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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