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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기에 예쁘다

T1000.0 2024. 3. 29. 09:56

1.
이 경우엔 요한 세바스찬 바흐가 중요한 것 같은데요.

아,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중요한 건 당신이에요. 왜냐하면 <마태 수난곡>은 당신이 그 곡을 들어야만 존재하니까요.
발레리의 신작을 읽자마자 그에게 말했어요. "얼마나 감탄스러운 일인가요, 얼마나 믿기 힘든 성공인가요!" 그러자 발레리가 대답했어요. "그건 당신이 하신 일이죠." 그 애길 듣고 1분 정도 깜짝 놀랐죠.
(음악가의 음악가 나디아블랑제 60)

2.
만약 색신으로써 나를 보거나 음성으로써 나를 구하면 이 사람은 사도(邪道)를 행함이라, 능히 여래를 보지 못하리라. (若以色見我 以音聲求我 是人行邪道 不能見如來)
- 금강경 사구게

3.
위의 일화에 대한 당신의 해석은 제가 정리했던 해석학적 원리에 대한 멋진 보기입니다. 제가 정리한 바 있던 해석학적 원리는 '화자가 아니라 청자가 (화자에 의해 행해진) 진술의 의미를 규정한다'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화자가 어떤 문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결정한다고 생각하고 청자는 화자가 말한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는 아주 근본적인 잘못입니다. 저나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기묘한 소리를 해석하여 그 소리에 자신만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바로 청자입니다. (진리는 거짓말쟁이의 발명품이다 158)

4.
정보는 신호를 가지고서 뭔가를 시작하는 사람에게서 생겨납니다. 제 생각에 정보란 지각하는 의식 밖에 존재하는 사용대상이 아닙니다. 책, 신문, 녹음테이프, 비디오테이프, 교통표지판 등은 그러니까 정보를 갖고 있지 않고 다만 잠재적인 정보의 운반자일 뿐입니다. 이것은 아주 중요한 구분입니다. 중국어를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역경>은 단지 흰 종이 위에 있는 기묘한 닭발들을 모아 놓은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세상은 어떤 정보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세상은 그냥 있는 그대로 입니다. 이는 특정한 교통표지판을 보거나 붉은 신호등을 보더라도 우리가 운전면허증을 딴 사람이라야 우리에게 그 신호들이 브레이크를 밟고, 중립기어를 놓고 차를 세우게 만드는 정보가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떤 신호를 정보로 바꾸는 것은 다름 아니라 사람 속에서 진행되는 연산작용입니다.
(진리는 거짓말쟁이의 발명품이다 p155)

5.
이와 같이 한량이 없고 수가 없고 가없는 중생을 제도하되 실로 제도를 받은 자가 하나도 없다.
(금강경)


#내가보기에예쁘다 #일체유심조
#폐쇄적신경체계의상호작용
#있음에서함으로

1.
다른 사람들이 내 안에서 보는 것, 그것은 결코 나의 인성이 아니라는 것. 하나의 신호를 정보로 바꾸는 것은 다름아니라 사람 속에서 진행되는 연산 작용이라는 것. 그것은 그들의 문제라는 것. 만약 색신으로써 나를 보거나 음성으로써 나를 구하면 가령 "요한 세바스찬 바흐가 중요한 것 같은데요"한다면, 나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아,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중요한 것 당신이에요."

2.
다른 사람이 내 안에서 보는 것은 요컨대 그들의 문제이다. 그들의 연산 작용이다. 내가 침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나는 다만 그것이 옳다/그르다 관여하기보다 그들에게는 그렇게 보이는구나하고, 안다.

3.
내가 침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실로 제도를 받은 자가 하나도 없다.

4.
나는 그냥 있는 그대로 입니다. 나는 어떤 정보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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