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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런데 만약 자기도 모르게 '저 사람은 도대체 왜 저럴까?' 하고 시비 분별이 났다면, 그렇게 생각하는 자신을 자책하거나 후회하지 말고 그것마저도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화가 났을 땐 화난 대로, 슬플 때는 슬픈 대로, 거기에 빠져들지도 말고 거부하지도 말고 파도가 일어나는 모습을 바라보듯이 내 마음을 가만히 지켜보는 겁니다. 이런 마음이 일어나야 된다, 이런 마음은 일어나면 안 된다, 그런 관념을 내려놓고 '지금 이런 마음이 일어나는구나'하고 지켜보면 마음의 움직임에 꺼들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바보같이 아직까지 이것밖에 안 되는구나'하고 자책하는 것은 스스로를 더 큰 괴로움 속으로 밀어 놓는 일입니다. 남을 시비하는 분별을 일으키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분별을 일으켰던 자기를 탓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앞으로는 똑같은 어리석음을 짓지 않으려는 노력입니다. (금강경 강의 456)
2.
그리고 그다음에도 그렇게 약속을 어기고, 또 그다음에도 똑같이 약속을 어기면 섭섭하다 못해 짜증이 솟아오릅니다. '내가 무슨 이익을 보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너를 위해 이렇게 마음을 써주는데 이럴 수가 있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은 '내가 너를 위해 법을 전하고 있다'는 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음속에 상을 짓지 않는다면 열 번을 약속해서 열 번을 어긴다 해도 아무 섭섭함이 없고 마음이 한결 같아서 흔들리지 않습니다. (479)
T.
올 겨울은 눈이 자주 내린다. 첫 눈을 치울 땐 별 생각없이 가뿐하게 제설 작업을 했는데, 눈이 자주 내리니, 제발 눈이 안 왔으면, 작업하기 싫은 마음이 생긴다. 제설 작업의 반복으로 싫은 감정이 생기고 눈에 대한 상이 생긴다. 하얀 눈을 보면 절로 한 숨이 나온다.
눈이 또 내리면 공짜 건강검진 점검을 하자. '내가 상을 짓고 있구나' 알아차리고, 운동이 필요하니 운동 삼아 눈을 치운다는 마음을 낸다. 결국 눈을 치워 공덕을 쌓았고, 나는 건강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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