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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도 비상도
도라는 하는 도는 이미 도가 아니다.

명가명 비상명
이름하는 이름은 이미 이름이 아니다.
[도라 이름할 뿐 따로 도가 있는 게 아니다.]

도덕경 첫 문구에 대한 나의 이해는 이렇다.
'이것이 도다!라고 규정하는 도는 이미 도가 아니다. 도는 언어로 규정되지 않는 신비한 무엇이 아니라 규정하지 않을 뿐이다. 도는 신비롭고 범접할 수 없는 무엇이 아니며 오히려 신비는, 불교의 무유정법처럼 정해진 바가 없는데 있다. 도는 정해진 바가 없다. 도라고 하는 도는 이미 도가 아니다. 또한 도가 정해진 바가 없는데는, 정해진 바가 있으면 도 아닌 것을 부정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도다'라고 하는 도는 오히려 진정한 도를 소외시킨다. 여기에 묘함이 있다. <금강경>에서 부처님은 강조하신다 ."이른바 불법이라는 것은 불법이 아니니라."

명가명 비상명. 우리가 크다, 작다, 시끄럽다, 조용하다라고 이름 붙이는 것에는 그 이름이 항상 그 이름인 건 아니다. 왜냐하면 이름은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작다는, 상대하는 기준에서 다만 그렇게 이름 붙인 것이지 그 자체는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다. 시끄럽다고 이름 붙이는 것도 소음은 소음일 뿐이지 그 자체는 시끄럽지도 조용하지도 않다. 다만 그것이 이웃하는 것과 상대할 때 즉 조건, 인연을 따라 시끄럽다고도 하고 조용하다고 이름 붙일 뿐이다. 인연을 따라 분별할 뿐이지 영원히 정해진 이름이란 없다. 다만 이름할 뿐이다. 이름을 이름하지만 이미/항상 정해진 이름이 아니다. '이것이 도다'할 게 없는 것처럼, 도라 이름할 뿐 따로 도가 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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