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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 생각에는 인식이 최종적인 결말에 이른다는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인식이란 끊임없는 과정이고 늘 순환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일 뿐입니다. 어떤 것을 인식하자마자 이미 그것을 다시 인식하기 시작한다는 말이지요. 인식에 대한 저의 이러한 생각을 과정학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지요. 총체적인 감각활동, 근육, 감각은 중단없이 상호작용을 만들어내고 그러한 상호작용의 과정을 통해서 대상이 창조됩니다.
[한편 마뚜라나관점에서, 행위의 조정의 조정의 과정을 통해서 언어가, 대상이, 세상이 출현.]
2.
저는 제가 지각하는 대상을 고정하는 것으로 체험합니다. 그러니까 최소한 일시적이나마 인식과정의 결과물이 있어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결과물들은 당신의 과정학이 말하듯이 계속되는 변동의 상태에 있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아니요. 우리가 대상(객체)이라고 말하는 것은 항상 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결코 하나의, 똑같은 바로 그 대상을 지각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당신이 아침에 거울 앞에 서 있더라도 당신은 항상 다른 당신을 봅니다
당신은 아침마다 거울을 보고서 거울에서 보는 당신이 당신 자신이라는 확신을 갖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강조컨대 당신이 거울 속에서 보는 것은 결코 같은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변해가는 세계 속에서 어떻게 이런 안정적인 인상이 근거를 가질 수 있을까요? 이런 현상을 수학적으로는 상수를 산출해내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지속적인 변형의 과정에서 산출되는 상수 혹은 고정가치 말이지요. (발명품 27)
좀 더 분명히 하기 위해서 예를 들 수 있나요?
가령 주사위를 들고서 모서리와 평면을 관찰해 보세요. 주사위라는 상수(변하지 않는 모습)를 산출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대답은 '움직임(운동)과 그 때 생겨나는 관점에 따른 시야의 변화를 통해서' 입니다. 고개를 좌우로 움직임으로써, 손으로 주사위를 돌림으로써 운동근육의 활동과 감각적 활동 간의 새로운 연관성이 생겨나고 그때 신경체계는 변하지 않는 것을 산출해내게 되는 겁니다. 중요한 점인데 이때 신경체제가 뭔가를 산출해내는 과정에서 어떤 능력이 문제가 됩니다. 우리가 예를 들어, 주사위와 같은 어떤 대상에 붙인 이름은 근본적으로 보면 우리 신경체계의 능력이고 이 능력이 있음으로 해서 변하지 않는 뭔가를 산출해낼 수 있습니다. 대상과 우리가 습관적으로 객체라고 이름 붙이는 것은 자세히 보면 변하지 않는 뭔가를 산출해내는 우리의 능력을 상징하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발명품 28)
[신경체계의 상수를 산출하는 능력, 유식의 명언종자]
2.
無名天地之始 有名萬物之母
무명천지지시 유명만물지묘
3.
어떤 것이 어떻게 변화를 겪으면서도 여전히 동일함을 유지할 수 있는가?
구조와 조직의 구분에 힘입어 우리는 어떠한 체계가 변화하면서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동일한 체계인 채로 남아 있을 수 있는 상이한 방식들을 포착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정체성[동일성]과 변화 사이를 융통성 있게 왔다 갔다 할 수 있습니다. (변화할 수 있고, 그것의 변경이 그 체계의 조직의 보존 또는 파괴 어느 것으로도 귀결될 수 있는) 한 체계의 구조는 실제로 주어진 구성요소들에 준거하고, 또한 합성 단일체를 특별한 종류의 단일체로 구성해 내는 이러한 구성요소들 사이의 관계들에 준거합니다. 단일체의 구조는 이 단일체를 특수한 부류의 단일체들과 구별되는 특이한 경우로 만들어 줍니다. 하나의 탁자는 매우 다양한 구조들을 가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그것은 나무, 유리, 금속, 또는 그 밖의 다른 물질로 이루어질 수 있지만, 이것이 탁자로서의 그것의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무엇인가의 조직은 불변합니다. 그것은 어떤 합성 단일체 또는 체계가 어떤 부류에 속하는지를 우리가 인식할 수 있도록 해주는 구성요소들 사이의 관계들에 준거합니다. (그것의 특수한 구조와 독립되어 있는) 탁자는 언제나 하나의 탁자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자기의 특수한 조직을 내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내 아들이 증명했듯이, 탁자의 구조는 너무 심하게 변화되어 그것의 조직 역시 파괴되어 버릴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탁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것의 '탁자임[탁자됨]'을 잃어버렸으니까요.(함으로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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