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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과 무심행은 욕망이 없는 것도, 욕망을 참는 것도, 욕망을 내려놓는 것도 아니다.
도리어 무심행은 그것을 이루고자 하는 욕망이 한 발작도 물러섬이 없을때 이루어진다.
무심행은 부단한 욕망이며, 욕망의 내재적 과정이다.
단 경계할 것은, 이 부단한 욕망이 중단되는 것이다. 용맹정진.
욕망의 내재적 과정을 중단시키는 것은 쾌락이다.
쾌락은 성적인 것만이 아니다. 쾌락은 요컨대 영화<김씨표류기>의 김씨에게 배달된 짜장면이다.
김씨는 물러섬이 없다. 그는 자신의 그 부단한 욕망의 과정을 중단시킬 눈 앞의 짜장면을 돌려보낸다.
마침내 김씨는 자신을 보다 완전한 신체로 변화시킨 "짜장면이 졸라 먹고 싶다"는 욕망을 성취하는데,
그는 짜장면을 먹으며 전율한다. 전신의 오르가즘을 느낀다.
[그는 짜장면을 욕망하는 과정내내 행복했고 짜장면을 먹는 순간 역시 그러하다.]
무심행은 욕망이며 그 욕망에는 어떤 결핍도 없고, 따라서 얻을 것도 없고, 물러섬이 없는 전진이며, 다만 할 뿐이다.
무심행은 목적지가 아니다. 무심행은 길이며, 욕망이며, 그 자체다. 무심행은 길에서 이뤄진다. 여행이 곧 목적지인 것이다.
* 김씨가 짜장면[쾌락]을 돌려보낼 수 있는 것은, 그가 어떤 것도 결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렬한 욕망, 부단한 욕망은 어떤 것도 결여하지 않는다. 김씨는 짜장면을 먹고싶다고 욕망하면서 똑똑해지며, 새똥에서 씨앗을 얻고, 버려진 물통은 신발이되고, 깡통은 허수아비의 머리가 되고, 등등... 섬에 쓸모 없이 버려진, 죽어 있는 모든 것이 새롭게 재탄생한다. 이렇게 욕망은 어떤 결핍도 포함하지 않는다. 명심하자, 강렬히 욕망할수록 욕망은 모든 쾌락으로부터 자유롭다. 그러므로 강렬히 욕망하라. 마음껏 욕망하라. 무심행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