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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명상

*언어의 나라

T1000.0 2020. 12. 16. 06:06

1.
사람은 사회적 삶 속에서 언어적 영역을 산출하는 유일한 동물이 아니다. 하지만 사람만이 언어적 행동조정을 통해 새로운 현상계인 언어의 나라를 산출한다. 이것은 행위의 공동개체발생적 조정을 통해 생긴다. 사회적 체계의 구성원들이 함께 살면서 겪는 공동개체발생적인 구조적 표류야말로 언어적 영역의 핵심을 이룬다. 사회적 체계를 밖에서 바라보는 관찰자에게 이 표류는 비상하게 어우러진 행동조정들의 춤으로 나타날 것이다. 이 행동조정들을 통해 여러 실체가 생긴다.

2.
재귀적인 사회적 상호작용의 흐름 속에서 언어가 생기려면, 언어적 영역에서 언어적 영역 자체에 속한 행동들의 상호조정이 일어나야 한다. 언어가 생기면 언어적 구분의 언어적 구분인 객체가 생긴다. 객체는 그것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행동조정들을 가리는 작용을 한다. 예컨대 '탁자'라는 낱말은 우리가 어떤 탁자를 둘러싸고 하는 행위들과 관련해 우리의 행위를 조정한다. 그러나 '탁자'라는 개념은 우리의 구분행위가 '탁자'를 산출한다는 사실을 못 보게 가린다. 다시 말해 우리는 언어 안에서 존재한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오직 성찰적 과정 속에서 언어적 구분을 언어적으로 구분할 때 우리는 '말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언어 안에서 작업한다는 것은 서로 일치하는 공동개체발생적 구조접속의 영역에서 작업함을 뜻한다.
(앎의 나무 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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